꾸준히 쓰기

by pahadi

날이 추워졌다. 추운 날씨에 한껏 움츠러드는 몸처럼 마음도 움츠러든다. 올해도 다 가는구나. 올해 내가 손에 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했을까. 심판의 순간이 다가온다. '코로나 때문이지', ' 뭐, 올해만 있나. 내년에 하면 되지.' 합리화해보지만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새해 목표, 아니 인생 목표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내가 이룬 것들을 생각한다. 그림 그리기는 나름 꾸준하게 했다. 물론 게으름을 피울 때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상'을 주고 싶다. 올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글쓰기다. 꾸준히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성과는 영 시원치 않다. 잘 쓰겠다는 게 아니라 꾸준히 쓰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그냥 쓰자라고 생각했지만 늘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나를 가로막았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어디로 가고 싶을까? 가다 보니 여기는구나가 아니라 어디로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워야겠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무엇을 하고 싶은가. 자자. 생각해보자. 역시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뛰어나게'가 아니라 꾸준하게 오래오래.


여기에 한 가지 더하고 싶은 얘기는,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면 소진됩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중에서-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을까.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싶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하루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낱낱이 흩어지는 시간을 모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쓰고 싶다. 모든 특별함이 결국에 평범한 하루의 총합임을 증명하는 글을 쓰고 싶다. 결국 우리 인생은 평범한 순간들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그렇다면 써야지. 아무것도 아닌 일을 써야지.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을 기록해야지. 그 기록들이 내가 왜 사는지를 이야기해줄 때까지 열심히 써야지. 다시 내년의 목표를 정한다. 소소하고 평범한 것들을 기록하기. 꾸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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