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각 없이 새해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새해 목표가 부담스럽다. 나와의 약속이기는 하지만 번번이 지키지 못하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 새해 목표는 작년 내가 세웠는데 부끄러움은 언제나 올해 나의 몫이다.
그렇다고 아무 목표 없이 새해를 시작할 수는 없고 몇 년째 새해 목표에 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영어공부와 운동을 또 쓰자니 어차피 또 못 지킬 것 같고. 지난 2년은 육아와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며 애써 가볍게 2022년 새해 목표를 세워보기로 한다.
그래도 선뜻 연필을 움직이질 않는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새해 목표 대신 새해 계획을 세우기로 한다. 목표는 이루려고 하는 대상이지만 계획은 앞으로의 일을 헤아리는 것이니까 내년 12월의 나에게 충분한 변명거리를 줄 수 있겠다. '내가 이걸 이루겠다는 게 아니었잖아. 그냥 거기 즈음으로 가보자는 거였지.' 새해에도 나는 내 마음이 편하다면 이렇게 가끔씩 비겁할 것이다.
자. 편안한 마음으로 2022년의 위치와 방향을 헤아려보자. 꼭 도착하지 않아도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정해보자.
일단 글을 열심히 쓸 것이다. 매일은 아니어도 최대한 자주 글을 쓰도록 하자. 그림도 자주 그리자. 스트레스는 받지 말고 즐겁게 그릴 수 있을 정도로만 그리자. 욕심부리지 말고.
화내지 말자. 하고 싶은 말들은 말보다 글로 뱉어내자. 잘해주지는 못할 망정 상처 주지 말자. 어차피 사라질 분노를 굳이 상처로 남기지 말자. 악연은 만들지 말자.
건강하자. 건강하려면 걱정을 하지 말아야지. 모든 것을 자주 잊어버리자. 그 대신 자주 움직이자.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겠다. 그 대신 최대한 자주 움직이자.
낭비하지 말자. 필요 없는 물건은 사지 말고,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자. 잠을 줄이지는 못해도 깨어있는 시간만큼은 유용하게 쓰자. 휴대전화 사용은 최소한으로 하고 책을 읽고 사랑하는 이들과 눈을 맞추자.
2022년이 다가오고 있다.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설렘으로 기다리자. 늘 그랬듯이 좋은 일은 좋은 일이고, 나쁜 일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