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징글징글하게 우릴 괴롭히던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 가을에 다시 유행일 거라고는 하지만 그건 그때 일이고. 오랜만에 찾아온 자유가 너무 좋아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뭐라도 해야겠다. 뭐라도 해야 한다. 그래! 여행을 가자.
여행 그게 뭐였더라. 어떻게 가는 거였더라. 한 때는 취미는 여행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는데 며칠 동안 집을 떠난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아니, 조금은 두렵게 느껴진다. 그게 가능한 일이었나? 숙소를 예약하고 동선을 짜고 맛집을 알아보는데도 영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갈 수 있는 건가?
떠나는 날 아침. 예정대로 차에 올랐다. 그리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났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 이 생경한 느낌.
바다는 여느 때처럼 푸르고 푸르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랬다. 그냥 떠나면 되는 거였다. 어려울 건 하나도 없었다. 내가 망설이던 모든 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