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전기장판을 켜고 몸을 지지며 차가운 아이스 라떼를 마신다. 이 순간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단골 카페의 아이스 라떼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다.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역시나 첫 장부터 마음에 쏘옥 든다. 아직도 읽을 페이지가 많이 남아있다. 아- 행복해. 빛나는 고요함 속에 행복이 밀려온다. 이 행복감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순간을 꼭꼭 곱씹는다. 그래. 행복이란 이런 기분이야.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포근하면서도 짜릿한,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오로라 빛깔의 느낌.
행복한 순간의 느낌을 잘 기억해 두자. 길을 잃었을 때 이 느낌을 나침반 삼아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것과 세상이 원하는 것 사이에 흔들릴 때 올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본능적으로 행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더 자주 행복해야 한다. 행복의 감각을 구석구석에 잘 쌓아 두어야 한다. 더 자주 좋아하는 책을 읽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귀여운 것을 사고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잔잔한 행복감을, 짜릿한 행복감을, 사랑스러운 행복감을 온몸으로 익혀두어야 한다.
식물이 자연스레 빛을 따라 몸을 구부리듯 당연히 행복을 따라가도록. 결국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