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는 늘 화가 나 있었다. 내가 준 것만큼 받지 못해서, 사회가 불평등해서. 원래 그런 게 세상이라는 것을 아주 늦게 깨달았다. 나는 언제나 세상의 바깥쪽에 서 있었고, 나의 잣대로 바라본 세상은 늘 불합리했다.
수 없이 반복되는 좌절 덕에 굳은살이 박이고 모든 것이 공평할 거라는 헛된 이상을 벗어던지면서 나이를 먹었고 이제 더 이상 화가 나지 않는다. 이것이 문제라면 또 문제겠지만.
내가 준 것과 받은 것 사이에 등호는 늘 성립되지 않았다. 이것은 타이밍의 문제일 수도 있고 양의 문제일 수도 있다. 돌아보면 때로는 빨리 받고 때로는 늦게 받았다. 때로는 덜 받고 때로는 더 받았다. 지극히 인간적인 나는 더 많이 받은 일을 더 빨리 잊었을 뿐. 인정해야 할 것을 인정하고 바라본 세상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세상은 절대적인 선도 아니고 절대적인 악도 아니다. 나만 집요하게 괴롭힐 만큼 세상은 한가하지 않다. 그러니 나한테만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그만 버리자.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갈 거라는 생각도 접어두자.
잔잔한 파도는 슬쩍 타 넘기고 거센 파도는 한껏 움츠리고 지나가길 기다리자. 잔잔한 수면 위에 햇살이 눈부신 그런 날도 가끔은 있을 테고 폭풍우가 쏟아지는 그런 날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당연한 일이다.
이제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더 큰 꿈을 꾸고 싶다. 타성에 젖어가는 늙음이 아니라 상처는 덜 받고 더 강하게 꿈꾸는 농익은 청춘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