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돈을 좋아했다(한다). 많이 벌고 싶었고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렇다고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살지는 못했다. 그저 흐리멍덩한 바람으로 부자를 꿈꿨다. 더 자세히는 노력하고 싶지 않지만 부자가 되고 싶었다.
누군가 왜 돈을 많이 가지고 싶냐고 물으면 "당신은 돈이 필요없어요? 무조건 많으면 좋은 게 돈이죠. 다 그런거 아니예요?"라고 되물을 것이다. 돈을 어디에 쓰고 싶냐고 물으면 비싼 집과 차, 해외 여행, 명품가방.. 등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댈것이다. 그러면 행복하겠냐고 물으면... 그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30여년을 살면서 숱하게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어느 회사에 갈 것인가,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 같은 굵직한 선택부터 무엇을 먹을까, 어떤 옷을 입을까 같이 사소한 선택까지. 이 모든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오늘이 되었다.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남들의 이목이나 경제적 이익과 같은 세상의 기준에 맞춰 선택했다.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길이 어디냐고 스스로에게 한번도 묻지 않았다. 과보다는 이름있는 대학이 중요했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남들이 알아주는 직장이 중요했다. 집을 고를 때도 살고 싶은 집이 아니라 집값이 오를만한 곳을 사야한다고 생각했다. '나'라는 존재가 빠진 선택들은 언제나 어려웠고 어지러웠다. 그리고 노력에 비해 결과는 늘 불만족스러웠다.
요즘 나는 새롭게 진로를 탐색 중이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최악은 아니지만 좀 더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일이 필요하다. 아직도 종종 '그 직업이 돈을 많이 번다던데', '이왕 준비할 거면 자격증을 따 두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세속적인 생각에 흔들린다.
삽겹살을 사러가서도 세일하는 앞다리살을 사오는 게 나라는 인간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먹는 내내 후회하는 게 또 나다. 하지만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자고 다짐한다.
돈이 많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삶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것이 돈이지만 삶이 목적이 행복이라면 돈은 그저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정도면 충분하다. 가능성만 넓히며 살아가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일단 돈을 모으고 나중에 행복을 찾기에 인생은 너무 불확실하다.
선택이 어렵다면 돈을 빼고 생각해보자. 그래도 고민된다면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살짝 잊어버리자. 그리고 나에게 물어보자. 어떤 길로 가고 싶은지. 당신의 목소리 바로 그것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