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일은 꽤나 품이 많이 든다.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재우고. 그리고 그것보다 몇 배나 마음의 품이 든다. 사랑하고 걱정하고 애가 탄다. 아기 피부에 난 작은 생채기에도 마음이 쓰이고 큰 병원을 드나들 일이 생기면 숨이 어떻게 쉬어지는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
이 엄청난 육체+감정 노동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모두가 이런 정성과 희생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너무 힘든데? 나만 힘들고 어렵나. 더 나은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진짜 모두가 이렇게 자식을 키운단 말이야? 이 엄청난 일을 왜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은 거지?
지금 이 순간 지구 위에 두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만큼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 희생과 사랑이 있겠지. 아이와 함께하는 나날이 쌓여갈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어느새 당연으로 바뀌고 왜 다들 이 고생을 사서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가, 꼭 안아주는 작은 손이, 다다다 달려오는 반가운 발걸음이 모든 대답을 대신한다.
세상에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것, 이유가 필요 없는 당연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배운다. 나 역시 엄마가 될 친구들에게 자세히 말해주고 싶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힘들어 근데 좋아라고 밖에...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지. 사랑하고 애를 태우고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면서. 나도 그렇게 귀한 사람이니 조금 더 자신감 있게 살아야지.
※ 엄마가 되고 달라진 점 하나는 아무리 미운 사람도 누군가의 귀여운 아기였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는 것이다. 아까 담배 피우고 꽁초를 던지며 침 뱉던 저분도 누군가의 귀여운 아기였겠지... 귀여운 아기였던 사람아. 그러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