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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척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올해 마지막 책
by
pahadi
Dec 31. 2020
올해 마지막 책으로 무엇을 읽을까. 수많은 후보 중에 고르고 고른 책은 <죽은 자의 집 청소>. 다소 무거운 주제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용기 내어 책장을 넘긴다.
시를 전공한 작가는 돌고 돌아 외롭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집을 청소해 주는 일을 한다. 가지각색 사연을 담은 외로운 죽음 앞에 작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명복을 빈다.
떠난 자의 남은 그림자를 정리하며 작가는 그들의 삶을 상상한다. 책장에 남겨진 책, 깔끔하게 정리된 분리수거, 액자 속 사진들. 주인 없이 남겨진 물건들을 자기 주인을 기억해 달라는 듯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
홀로 맞이하는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잊힌다는 것이 아닐까.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끔하게
잊혀버린다는
것.
작가는 어둠 속에 남겨진 방에 다시 불을 켜고 잠깐이나마 그들의 지난 삶을 재생한다. 작가의 따듯한 시선 덕에 청소라는 행위는 모종의 추모식이 된다.
암울할 것만 같은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따뜻했다. 2021년 세상 구석구석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가짐도 이와 같았으면.
잊히지 말아야 할 것을 기억하고 보아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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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h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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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허무하게 무너지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꽤 괜찮은 나날이 모두 모여 꽤 괜찮은 인생이 되기를. 평범한 하루를 글과 그림으로 특별하게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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