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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Feb 01. 2017

솔로몬의 위증

미야베 미유키 | JTBC 드라마

표지 사진은 지난주에 종영한 JTBC 드라마 12부작 "솔로몬의 위증"에서 교내 재판의 판사 역할을 맡은 김민석 역의 사진이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동글동글한 인상이 개인적으로 맘에 들어서 ㅋㅋ


"솔로몬의 위증"은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 고발 미스터리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일명 미미여사)의 3부작 장편 소설(진짜 두꺼운데 3권이나 됨)이고, 일본에서 영화화된 작품이 한국에서 개봉 직전에 취소된 사연이 있다. 2013년에 한국에서 출판되었을 때 정말 재밌게 읽었던 작품인데 최근 JTBC 드라마로 개봉해서 오랫만에 다시 찾아봤다.


드라마로 연출된 작품은 예전에 책으로 보고 머릿 속으로 상상했던 것보다 덜 시리게, 더 따뜻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각 600페이지가 넘는 3권의 책을 12부작 드라마로 간추리다보니 설정이 단순해진 것도 있고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게 순화된 탓도 있는 듯.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에 학교 화단에서 추락해서 숨진 학생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 자살로 종결되지만 살인을 목격했다는 고발장이 등장하면서 살인자로 지목된 동급생, 시체를 발견한 학생, 고발장을 받은 모범생, 사건 담당 경찰, 취재 기자, 학교, 선생님들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어른들이 그들의 시각으로 왈가왈부하고 진실이 아닌 말들을 휘두르는 것이 분한 모범생(이었지만 이젠 학교로부터 트러블메이커 취급을 받는) 소녀의 주도로 학생들만의 교내 재판을 열어서 진실을 가리고자 한다. 진지하게 판사, 검사와 검사단, 변호사와 변호사단, 배심원단을 꾸리고 살인자로 지목된 동급생을 피고로 지목하여 재판을 진행한다.


진심을 담은 아이들과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동만을 고집하는 어른들이 대조적인 이야기다. 그 와중에 "솔로몬의 위증" 이라는 제목답게 미미여사의 계산된 반전이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책은 워낙 길다보니 머리 꽁꽁 싸매고 수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구분하면서 읽는 심각한 장편소설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잘 짜여진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서 강추하고 싶지만(사실 내 취향), 그렇지 않다면 드라마를 강추. 성장드라마이다 보니 처음엔 조금 시시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진심에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이 드라마도 책 못지 않게 유니크한 재미가 있음). 훌륭한 원작 소설 덕분에 스토리라인도 탄탄하고 12부작이라 진행도 빠르고 시청하는데 시간도 별로 안 걸림.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고서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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