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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May 03. 2017

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회사 장터에서 올라온 중고책 중에 일본 미스터리인 것만 보고 구입한 책.


촌스럽고 노골적인 표지의 모르는 작가 이름과 전혀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덕분인지 책이 더욱 만족스러웠던 듯. 혹시나 라고 생각했던 반전 포인트를 곱씹어 의심할 틈도 없이 속도감 있게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죽음과 잠은 형제라는 말을 처음 한 것은 호메로스라고 하는데, 확실히 이 두 가지는 가까운 관계에 있어. 그러나 '죽음'과 '잠', '죽다'와 '자다', '죽었다'와 '잔다'라는 대응은 있어도, '졸리다'에 상당하는 형용사는 죽음 쪽에는 없어. 영어로 말하자면 명사 'DEATH'와 'SLEEP', 동사 'DIE'와 'SLEEP', 형용사 'DEAD'와 'ASLEEP'은 대응해도 'SLEEPY'에 상당하는 형용사는 존재하지 않아. 다시 말해, 아무리 졸리고 잠이 오더라도 꼭 잠이 들 거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죽을 것 같고 죽고 싶어도 꼭 죽을 수 있을 거라고 할 수는 없어. 잠들 때는 졸려지는 것처럼, 죽을 때는 '죽려'져야만 한다 이거야. 엉어라면 'DEATHY' 정도가 될까."
- p.187
"죽이고 싶으면 죽이면 돼. 여러 남자와 자고 싶으면 자면 돼. 가족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으면 되고, 의붓누나와 섹스하고 싶으면 하면 돼. 단순한 거야. 뭔가를 하고 싶지만 못한다, 뭔가를 실행하고 싶지만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괴로워하거나 고민하거나 혹은 반대로 몰래 즐기거나 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의 행동이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사진의 책임 하에 말이지."
-p.317


무난히 괜찮은 반전 추리 심리 소설. 촌스러운 표지만 외면하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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