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팡, 허우통, 스펀
오늘은 여행 이틀째. 지우펀에서 출발해서 핑시선 여행을 하는 날로 정했다. 루이팡역에서 시작해서 허우통과 스펀을 돌아보는 일정. 먼저 지우펀에서 버스를 타고 와서 루이팡 역에 내려 짐보관 락커에 캐리어를 보관하고 루이팡역 근처를 둘러보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루이팡 역 바로 앞은 시장 거리이고, 루이팡 역에서 바로 정면 끝에 보이는 미식가라는 푸드코트 건물도 있다. 푸드코트 건물을 둘러보고 나와 소세지를 하나 사먹고 (돼지 창자에 넣은 소세지인 듯? 맛은 나쁘지 않았다.) 미리 검색해두었던 우육면 집에서 우육면과 두부요리를 사서 둘이서 나눠 먹었다. 이 음식점도 루이팡 역에서 정면으로 나와 미식가로 향하는 바로 그 길에 위치해 있음. 시장 사거리에 있는 큰 우육면집.
복가우육면에서 두부 요리와 우육탕면 대자를 주문했다. 한국어 메뉴판에 그림이 있어서 쉽게 주문 ㅋㄷㅋㄷ 우육면은 고기도 많이 들어있고 얼큰하니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지카드로 루이팡역에서 고양이 마을로 알려진 허우통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갈 때, 올 때 모두 기차에 정말 사람이 많아서 발디딜 틈이 없다. 그래서 짧은 거리인데 서서 버티기가 힘들어서 좀 지쳤음. 허우통은 아기자기한 소담한 마을이다. 기차역에 내려서 출구로 보이는 곳으로 바로 나가면 작은 상점과 기념관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연결된 육교 같은 곳으로 건너가야 고양이 마을이 있다.
기차역에서 밝은 쪽 출구로 나가서 바로 앞 빵집에서 고양이 펑리수를 팔고 있다. 여기서 펑리수와 작은 케익빵 몇개를 사왔다. 시식했는데 맛있더라고 ㅋㅋ
그리고 다시 기차를 타고 스펀역으로 간다. 이 핑시선 열차는 1시간에 1대 꼴로 있어서 시간을 고려해서 움직여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허우통에서 딱 1시간 머무르고 다시 아까 내렸던 기차를 타고 스펀역 까지 이동했다. 허우통은 작은 동네라서 밥을 먹거나 까페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1시간 또는 넉넉하게 2시간이면 다 볼 듯. 곳곳에 고양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고양이가 발에 채일 정도로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 (사실 그걸 더 기대했는데.. ㅋㅋ) 어쨌든 고양이들이 사람들과 다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예쁜 동네.
스펀역 철길은 소원을 비는 천등을 날려보내는 체험을 하는 사람들로 이렇게 북적인다. 이 철길이 진짜 핑시선 기차가 지나다니는 철길임 -ㅁ- 기차가 올 때면 안내원이 사람들을 순식간에 쫓아낸다. 저 얇은 종이(?) 천등의 4면에 소원을 비는 글과 그림을 적고 안에 불을 켜서 하늘로 날리는데, 이 체험을 도와주는 가게 점원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엄청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찍어준다. 나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어서 (등 날리는 걸 굳이 뭘.. 소원을 다 보이게 적는다는 행위가 쑥스럽기도 하고) 할 생각이 없었는데 거기까지 가서 하고 올 껄 그랬나 싶기도 함 ㅋㅋㅋㅋ 으잌. 허우통에서는 별로 보이지 않았던 한국 사람들도 여기 엄청 많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많은 또 한 곳이 닭날개볶음밥을 파는 가게. 줄이 정말 길어서 30분 정도 줄을 서서 사 먹었다. 엄청엄청엄청 맛있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맛있고 먹어볼만 하다 ㅋ 나는 좀 기름진 느낌이 들었음.
스펀에도 고양이들이 많다. 허우통 뿐 아니라 핑시선 어디에서도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스펀을 이렇게 둘러보고, 다시 핑시선을 타고 루이팡역으로 돌아와서 보관해뒀던 캐리어를 락커에서 찾고, 타이페이 메인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서(핑시선은 이지카드로 탈 수 있는데, 일반 기차는 표를 따로 끊어야 함) 타이페이 시내로 돌아왔다.
짧은 일정이라 선택과 집중을 하고 싶어서 핑시선에서 꼭 보고 싶은 곳만 남기고 예류와 진과스 등을 스킵했는데, 가보지 않아서 몰라서 그런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ㅋㅋ 모든 걸 넣는 무리한 일정 보다는 느긋하게 집중하는 게 나는 더 즐거운 것 같다.
(근데도 매일 발이 아픈 건 왜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