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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Feb 06. 2019

일하는 마음

제현주

2019년 새해 첫날의 책 읽기.

일에 대한 자세와 생각을 돌이켜보게 하는 <일하는 마음>이라는 에세이로 시작했다. 좀 더 열심히 살라고 다그치는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어쩌면 '애쓰기'로 인도하는, 잘못 끼운 첫 단추 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와는 분명히 다른 질문이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p.41 <배우는 법을 배우기> 중에서
해야 하는 일, 하기로 마음먹은 일이 감당할 수 없는 과업이라는 느낌이 몰려올 때가 있다. (...) 내가 노력해서 만들 수 있는 범위는 언제나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크든 작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면, 때때로 내가 감당 못할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린다. 이게 과연 되는 일일까 하는 의심과 함께. 예전에는 그런 느낌이 엄청난 압박, 때로는 무력감과 함께 찾아왔다. 내가 괜한 일을 벌인 건가, 쓸데없이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건 아닌가, 내 시간을 낭비하고 있구나, 잘하는 일이나 할 것이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자책도 함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p.45 <한계가 주는 해방감> 중에서


인생에서 일의 의미는 따로 생각할 문제로 하고, 일을 하는 삶을 산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모든 게 벅차게 느껴지는데 남들은 다들 알아서 잘 하는 것 같아서 더 조바심이 날 때면,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욕심을 내도, 뒤쳐져서 속이 상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보다, 가만히 얼어있는 것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금만 방심해도 자꾸만 까먹고마는 생각인데 여기 이렇게 글로 써있는 걸 보니 반가웠다.


어떤 날은 이런 이유로, 또 어떤 날은 저런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동시에 그런 날들 사이사이에 제법 좋은 날들이 있었다.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고 이 정도라면 계속 다녀도 괜찮겠다 싶을 때도 있었다. 머리를 파묻고 일을 하다 보면 복잡한 생각 없이 몰입의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p.66 <어떤 선택이라도 좋다> 중에서
꾸역꾸역 해나가는 동기는 대개 책임감이다. 미래에 주어질 근사한 보상, 이루고 싶은 멋진 그림은 '꾸역꾸역'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p.128 <꾸역꾸역 하다 보면> 중에서


회사 내에서 살아가든, 회사 밖에서 살아가든 어떤 삶이라도 나라는 사람이 고르는 선택지라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선택지 안에서 꾸역꾸역 열심히 일하며 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일을 해내는 과정에 집중하고 그 안의 나를 의식하는 것으로 내가 조금 더 나아지는, 일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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