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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Oct 10. 2022

레이트 블루머

나이를 뛰어넘어 잠재력을 발휘하는 법

영앤리치가 선망의 대상인 이 시대에,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나지도 않고 유난히 운과 실력이 뒷받침되어 빠른 사회적 성공을 이루지도 않은 나머지 인생들도 기회가 있고 가치가 있음을 내가 계속 잊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가 얼리 블루머들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들의 성취는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조기 성취에 대한 우리 문화의 집착은 대부분의 사람들, 그러니까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고 성취 속도도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을 만큼 어린 나이에 유명해지거나 자신이 속한 업계를 뒤흔들어놓거나 은행에 수백만 달러를 예금해놓지 못한다면 삶을 잘못 산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p.48 <1장. 얼리 블루머에 대한 집착> 중에서

현대사회에서 얼리 블루머에 대한 과도한 가치평가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성취와 인생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하한다. 평균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는데 나이 든 노동자에 대한 편견으로 노동력 활용의 기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인생의 보이지 않는 가치는 무시되고 물질적인 성취에 집중한 경쟁은 심화된다.


과거에는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는 것 또는 최대한 일찍, 최대한 많은 것을 이루는 게 성공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갈 기회를 가지는 것이 성공이었다. 개인으로서 각자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중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제 '신동 이상'의 출현과 젊은이들에 대한 시험 및 등급 매기기, 분류 때문에 변질됐고, 특히 어린 나이에 성공하는 젊은이들에 열광하는 우리 문화 때문에 변질됐으며, 또 경험과 지혜보다는 점점 더 빠른 속도에 보상을 해주는 알고리즘 경제 때문에 변질됐다.
-p.140 <2장. 인간 평가의 잔인한 오류> 중에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 발달 과정, 즉 인간 청소년기에서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성숙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다고 한다. 대부분 18세부터 25세 사이에는 불안정한 청년 후반기를 보낸다는 것. 그러니까 일부 인지능력들이 완전히 발달된 성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아직 완전한 성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있는 젊은이들의 뇌에서 전두엽 처리 센터에 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은 가장 늦게 완전히 발달되는 부위로, 20대 중반 이후까지도 발달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다양한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 복잡한 과정을 계획하는 능력, 그리고 갖가지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를 성인으로 만들어주는 능력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같은 신경학적 성숙을 '집행 기능'이라고 부른다.
-p.150 <3장. 보다 따듯한 인간 발달 평가> 중에서
물론 대부분의 일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려면 유동 지능과 결정체적 지능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수술과 재무분석 같은 일이 그 대표적인 예다. 유동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쇠퇴되지만, 업무 지식 또는 결정체적 지능이 그걸 상쇄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더 향상되므로 중년의 나이를 넘기면서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내게 된다.
-p.171 <3장. 보다 따듯한 인간 발달 평가> 중에서

그러니까 주민등록증을 받고,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미숙하게 느껴졌던 나와 그 이후에도 많은 정신적 성숙을 했던 경험은 학술적 근거가 있는 사실이었다는 말이다.


호기심은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외에 삶을 보다 낫게 만들어주는 특징들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런던에서 발행되는 과학 잡지 <큐브>는 이렇게 설명한다. "호기심은 하나의 인지 과정으로, 동기 부여로 인식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호기심과 동기부여의 관계에서는 피드백이 생겨난다. 누구든 호기심이 더 많아질수록 동기부여가 더 되며, 동기부여가 더 되면 될수록 더 많은 걸 배우고 호기심 또한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큐브> 지는 호기심은 도파민과 같다고 설명한다.
-p.193 <4장. 레이트 블루머의 6가지 장점> 중에서

이 책에 따르면 레이트 블루머의 6가지 장점은, 호기심, 연민, 회복력, 평정심, 통찰력, 지혜로 나이가 든 뒤에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들이고 얼리 블루머 못지않게 또는 얼리 블루머와는 다른 종류의 성취를 가능하게 한다.


물론 무엇인가를 그만두기란 쉽지 않다. 어렵다. 그만둘 때 우리는 죄책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굴욕감 같은 기분도 느낀다. 그만둔다는 것은 문화적 기대치들을 극복하고, 또 사회적 압력들은 무시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불굴의 의지를 하나의 문화적 규범으로 만든 뒤 그것을 지지하고 강조하고 있으며, 그 바람에 종종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서서히 탈진해간다.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성공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지만, 더 이상 희망이 없는 프로젝트나 길을 포기하는 걸 긍정적으로 보는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한다.
-p.279 <6장. 체제 전복을 위해 그만둬라> 중에서
그만두는 것은 사실 자아 발견 과정의 일부다. 클럽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취미든 그만둠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밝히는 것이다. 강요된 끈기나 맹목적인 헌신은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p.285 <6장. 체제 전복을 위해 그만둬라> 중에서


최근에 집중해서 책을 읽는 일이 어려워서 많이는 못 읽고 있는데 그중에 한줄기 빛처럼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논리적인 글의 흐름이 잘 구성되어 있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의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작가의 주장과 사례가 적절한 비율로 언급되어 있다. 잘 쓴 책이면서 잘 번역된 책이고 글의 내용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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