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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Mar 06. 2023

코스모스

칼 세이건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별의 수는 10¹¹ x 10¹¹ = 10²² 개나 된다. 게다가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들 중에서 생명이 사는 행성을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의 태양만이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p.41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중에서


미생물을 찾기 위해 화성의 토양 표본을 지구에 가져와 조사한다면 당연히 표본을 미리 살균시켜서는 안 된다. 그 탐사의 목표는 그것들을 산 채로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지구로 가져온 화성의 미생물들이 공중 보건에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H. G. 웰스나 오선 웰스의 화성인들은 버른마우스와 저지 시의 점령에만 몰두하다가 그들의 면역 체계가 지구의 미생물에 대하여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p.266 <5.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중에서


휴메이슨과 허블은 자신들도 깜짝 놀랄 발견을 했다. 먼 은하들의 스펙트럼이 모두 적색 이동을 보이며, 더욱 놀라운 것은 적색 이동의 정도가 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사실이었다. 적색 이동을 가장 쉽게 해석할 수 있는 방편은 이것이 도플러 효과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하들이 모두 우리에게서 멀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력으로 후퇴한다는 추론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중략)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 있는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는 수밖에 없는 것이고, 과거에는 은하들 사이의 간격이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을 것이다. 휴메이슨과 허블의 발견은 우주의 기원이 대폭발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p.506 <10. 영원의 벼랑 끝> 중에서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 인류는 외계의 지적 생물과의 교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이 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지적 생물과의 교신부터 먼저 진지하게 시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문화와 언어와 전통이 다른 민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사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침팬지, 돌고래 그리고 저 깊은 바다의 지적 지배자인 위대한 고대들과의 교신 또한 외계와의 교신에 우선돼야 할 인류의 과제인 것이다.
-p.542 <11. 미래로 띄운 편지> 중에서


그들이 영원불멸의 수준에 거의 도달한 존재라면 그들은 성간 탐색을 겨우 아이들 장난쯤으로 간주하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외계인이 지구를 아직 방문하지 않은 이유를 알 듯하다. 광막한 공간에 너무 많은 별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까지 도착하기 전에 성간 탐험을 통해 성취하려던 그들의 목적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그 시간 동안에 이미 그들은 우리가 검출할 수 없는 존재로 변해 버렸을 수도 있다.
(중략)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문명권이 지구로 와서 무엇을 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 그들의 기술과 과학의 수준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설 것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지구 문명이 악의에 찬 외계 문명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동족이나 다른 문명권과 잘 어울려 살 줄 아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다스리고 남과 어울려 살 줄 모른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외계 문명고의 만남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후진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의 공포감은 우리 자신의 죄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p.620 <12. 은하 대백과사전> 중에서


2016년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에서는 외계인이 바로 위 설명에 부합하게 묘사되고 있다. 우리와 전혀 다른 언어와 시간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의 인류를 침략하려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 지금 지구인에게 도움을 주고 3000년 뒤 나중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말한다.


리처스든은 주어진 규모의 희생을 초래할 전쟁이 발생하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 간격을 추정했다. 그는 희생자의 수로 전쟁 등급 M을 정의했다. M=3등급의 전쟁은 1000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소규모의 분쟁이고, 5등급이나 6등급의 전쟁은 희생자가 10만 명 또는 100만 명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의 것이다.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은 이보다 더 높은 등급의 전쟁이었다. 희생자가 많은 전쟁일수록 그다음 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표) 리처드슨 곡선의 단순 외삽에서 우리는 M10의 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약 1000년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핵무기 확산 속도를 고려한다면 리처드슨 곡선은 빗금 친 부분으로 이동돼야 한다. 그렇다면 최후 심판의 그날이 오싹할 정도로 앞당겨진다.
-p.642 <13.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줄까?> 중에서


정말 정말 두꺼워서 끝내는데 정말 많은 인내가 필요하고, 생물의 기원부터 우주의 시작과 별의 탄생과 소멸까지 너무나 방대한 내용을 커버하는 책이지만, 끝내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안 그러면 이 책 영원히 못 끝낼 것 같아서... -ㅁ- 끝까지 읽어내는데 의의를 뒀더니 완료해서 뿌듯하고, 너무나도 무지했던 나에게 우주의 이야기는 신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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