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앵콜요청금지 Aug 16. 2015

침묵의 거리에서

오쿠다 히데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비겁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싶어서,

양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죄가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없어서 침묵하는 거리.


진지해서 더 안타깝게 읽히는 블랙코미디 전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추리소설이다.


왕따였던 한 중학생 아이가 학교 은행나무 밑에 떨어져 죽은 사건을 둘러싼 친구들, 부모들, 선생님들, 언론, 경찰과 검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풋풋한 날 것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내 감정을 보이는 것도 감추는 것도 모두 서투르고, 남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내 존재를 사랑하는 것의 균형을 맞출 줄 모르던 시기. 그 시절을 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낸 것은 그저 운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어떤 일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은 미완성의 존재. 모든 것은 나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약간의 가능성을 가진 확률들의 곱이 된다. 그 중에 한번쯤은 그 낮은 확률의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던 중에 미완의 한 아이가 미완의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다가 여러가지 작은 사건들을 만들고 결국은 큰 사건을 키운다.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나오미와 가나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