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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Sep 05. 2015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우타노 쇼고

우타노 쇼고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이유는 아마도, 분해서? ㅡㅡ;) 분홍색 꽃잎이 휘날리는 표지의 미스테리 연애소설, <벚꽃 휘날리는 밤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떠올리게 하는 또다른 분홍색 꽃잎 표지의 연애소설이 열세가지의 단편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도 우타노 쇼고의 몇권의 책을 읽어봤지만 언제나 성실하게 본인이 장점을 살려서 쓰는 소설들이 좋다.  담담한 문체로 뻔하지 않게, 하지만 과하기 전까지만 장난스럽게 허를 찌른다. 심지어 연애소설에서 조차 -ㅁ-


"인생에서 달아날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서 달아나는 겁니다. (... 중략) 지금 사는 곳에서 멀리 달아나는 거예요. 외국도 좋겠군요. 그리고 과거를 버리고 사는 겁니다. 지금 안고 있는 문제도, 단골 가게도, 고향도, 부모 형제도, 이름도, 호적도. 전부 버리고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겁니다."
"영화 같은 얘기군요." - <황천길에서> 중에서


취직, 연애, 결혼, 부모. 생각해야 할 것은 잔뜩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행복에 아직은 잠겨 있고 싶다.
이 안이한 상태가 영원히 계속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더, 다음 주말, 또 그 다음 주말도 이렇게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다이스케는 누마부쿠로 역 개찰구 밖에 서서 그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손을 흔든다. - <미몽> 중에서


단편의 마지막 이야기까지 읽고 나면,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라는 제목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연애로서의 사랑에 대한 모든 이야기. 그리고 그보다 앞선 열두편의 다른 단편들 중에 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던 이야기 조차 다시 돌아가 한번 더 읽게 만든다. 그렇지.. 이게 우타노 쇼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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