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외생 변수가 출구 탐색의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주초부터 1,500원을 돌파한 뒤 단기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3월말 예정된 미중간 정상회담이 촉매가 되어 종전 신호가 감지될 경우 환율이 고점에서 후퇴할 수 있습니다.
<Summary>
핵심 변수 :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 시도 및 이란의 맞대응 강도, 3월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의 출구 전략 조율 여부
시장 흐름 : 전쟁 최고조 국면에 진입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원화 약세 압력이 크지만, 미국이 종전 의지를 내비치는 시점부터 하락 전환 가능
환율 전망 : 주초 1,500원 돌파 후, 트럼프의 출구 액션 여부에 따라 1,470~1,490원대로 되돌림 가능
1. 주말 전쟁 상황 정리
지난 주말 사이 전황이 한 단계 더 고조되었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Kharg) 섬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서 90개의 군사 목표를 타격했으며, 석유 인프라는 이번에 파괴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을 방해할 경우 즉각 재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중동 국가들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 협상을 중재하려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거절했습니다. 오만이 수차례 채널 개설을 시도했고,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안보책임자와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JD 밴스 부통령을 상대로 오만을 통한 협상 채널을 모색했으나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란 측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중단되고 자국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는 일체의 휴전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긴장 속에서도 작은 틈이 생긴 것은 긍정적입니다. 인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인도해운공사(SCI) 소속 LPG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해 인도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이란 대통령 간 고위급 외교 협상의 결과입니다. 이란이 전면 봉쇄 일변도에서 선별적 통행 허용으로 전략을 미세 조정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추가로 주목해야 할 사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위안화로 거래되는 화물을 실은 경우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이란 고위 관리가 CNN에 전한 것으로, 중국이 호르무즈 문제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UAE 푸자이라 항의 주요 벙커링 허브에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석유 선적 작업이 중단되었습니다. 이 항구는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주요 대안 물류 거점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컸습니다.
2. 트럼프의 출구 전략과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가 내부적으로는 출구를 논의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장이 전쟁 격화에 반응하면서도, 내심 그러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의지가 있지만 자신은 아직 조건이 맞지 않아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협상 카드를 쥔 채 최대한의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최대 압박 후 협상' 패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2017년 이후 미국 현직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이 됩니다.
이를 앞두고 미국의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와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가 파리에서 회동해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이 일정이 달러원 환율에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특사를 파견해 즉각적인 휴전과 외교적 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 중국이 이란 중재자로 부각되는 그림은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이 이란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기 전에, 트럼프가 스스로 출구를 선언하는 편이 협상 주도권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미국의 관심이 이란 전쟁에 집중된 상황에서 미중 고위 대표들간 파리 협상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제약이 크며, 정상회담 자체를 유지하는 '최소 목표'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3. 에너지·유가
브렌트유는 금요일 이틀 연속 100달러를 넘어섰고, 전쟁 개시 이후 40% 이상 급등했습니다.
유가의 핵심 변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란이 하르그 섬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실제로 타격할지 여부이고,
둘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부분적으로라도 재개되느냐입니다. 이란이 인도 유조선의 통과를 허용한 것은, 봉쇄를 완전 무기화하기보다 협상 카드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지속되는 한 유가 상단은 열려 있습니다.
4. 원달러: 1,500원 돌파 후 변곡점 탐색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1,500원을 다시 넘겼고 뉴욕 장에서도 최종 호가가 1,500원을 넘었습니다.
주말 동안에는 미국의 이란 하르그 섬 공습, 트럼프의 중재 거부 소식 등을 감안하면 주초 1,500원 돌파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상방 압력: 카르그 섬에 대한 추가 타격 가능성, 이란의 걸프 에너지 인프라 보복,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미국의 Section 301 대한국 조사 개시로 인한 추가 원화 약세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하락 전환 계기 :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조건을 구체화하거나, 미·중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출구를 향한 의미 있는 액션을 취하는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선별적 통항 허용이 확대되는 신호, 또는 유가가 고점을 확인하는 시점도 환율 하락 전환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원달러는 1,500원대 위에서 안착하기보다는 빠르게 1,470~1,490원대로 되돌리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거나 이란의 보복이 주요 산유국 인프라로 확산될 경우 1,500원대 위의 체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