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경영 season 3_11
얼마 전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유명한 연예인이 나왔고, 본캐에 충실하여 촘촘히 자신의 인생을 가꾸는 삶과 얼기설기 새로운 역할들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두 가지 인생에 대한 꿈이었다. 꿈에서 깬 뒤 나는 ‘대체 이것이 어떤 꿈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생생했던 꿈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현실의 삶에 충실하여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과 어설프지만 여러 새로운 삶을 사는 것 중 어느 삶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꿈이었다.
유산슬, 김다비와 같은 부캐의 시대, 사람들은 이를 어색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열광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가상의 인물을 훨씬 더 좋아한다.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 우리는 이미 많은 캐릭터를 가지고 살아간다. 삶에서의 모습과 블로그나 RPG 게임에서의 캐릭터, 가상공간에서의 아바타와 같이 수많은 나로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캐릭터로 살아갈 것이다.
인생을 연극이라고 본다면 더 많은 배역을 맡으며 나는 세상을 경험하고 또한 만들어낼 것이다. 기존의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는가 하면, 또한 새로운 배역으로 완전히 변신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더 다른 역할을 통해 나를 드러낼 것이다.
누군가는 연극배우의 삶이 허무하다고 말한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일상의 자신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이 맡은 배역이 진정한 자신이 아님을 인지하면서 허무함을 느낀다고 말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배역으로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두려움에 다른 역할을 맡지 않으려는 사람과 전혀 다른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도 있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본캐도 잘 소화하지 못하는데 무슨 부캐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멀티 페르소나, 수많은 나를 드러내는 행위가 내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고 더 행복하게 만든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볼 만하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기존의 가치와 삶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뒤흔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지하고 지탱할 수 있는 근원인 본 캐릭터의 삶을 더욱 단단히 해주는 것임을 잘 알아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인데! 두려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붙들어 맬 필요가 있다. 새로운 변화는 나를 더욱 성장시키고, 더 풍부한 경험으로 내 삶의 소명에 더욱 가까이 가게 만든다. ‘실패’ 실패라는 것을 누가 규정하는가? 나 자신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건 전혀 실패가 아니다. 연습하여 더욱 정교화되는 과정에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연극 대본을 읽고 수많은 시간 연습하여 무대에서 제대로 역할을 펼치고 난 뒤에도, 다시 보완할 점이 생기고 더 연구할 것들이 생긴다. “아쉽다.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 성공한 후에도 수정은 계속 진행된다. 이러한 수정과정을 실패로 볼 것인가?
실패는 나 자신이 나를 속이고자 하는 핑계일 뿐이다. 어디 우리 자신이 속을 사람인가?
“하나라도 제대로 해! 여러 개 하지 말고”
부캐의 삶이 진정한 나의 본캐일 수도 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사람들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지 말고 즐기면서 나의 페르소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 또한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늘 새롭게 도전할 부캐와 기존의 부캐 중 어떤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글 | 두두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