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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그린 Sep 15. 2021

보증금 내드릴께요

부자경영 season 3_14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상가를 내놓아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임차인이 3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다고 하였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사업을 시작하고 3개월만에 접겠다고 한마음이야 오죽했겠냐 마는 조금만 더 힘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판단과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또한 맞다.


“번창하셔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우선 인터넷과 부동산에 내놓아서 홍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인터넷에 올려 홍보를 돕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인터넷에 홍보 글을 올렸다.


어떤 씨앗을 심었는지에 따라 결실이 달라진다.


그리고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연락을 드렸다.

“대표님 임차비를 조금 조정해드리면 유지하실 수 있으신지요?”


나는 보증금을 조정해서라도 사업 초기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임차인은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두어 군데 상가를 보러 왔지만, 계약은 성사되진 않았다.


“만약 한 달 뒤까지 상가가 안 나가면 보증금 내드리겠습니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계약 기간이 한 참이나 남아있기에 법적으론 임차인이 다른 임차인을 구한 다음 보증금을 받아가는 것이 맞다.


긍정과 부정은 바라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사업을 접기로 한 임차인의 입장에선 사업도 하지 않는데 임차비를 계속 지급하는 것은 참 가슴 쓰린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떨까?’


공실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나는 과감하게 보증금을 내어주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생성의 긍정적 공기가 아니라, 마감된 공기를 담아내고 있는 상가의 입장도 생각했다.


'가고자 하는 사업을 이렇게 잡아둘 것이 아니라, 빨리 보내주고 새로운 사업을 받아들이자'

다행히 보증금이 크지 않았고, 임차인이 인테리어나 특별히 설비한 장비들이 없었기에 받아야 할 권리금도 없었다.


“다른 사업으로 더욱 확장하시기 바랍니다.”

한 달 뒤 나는 다음 임차인이 정해지지도 않았지만, 보증금을 내어주며, 임차인의 성공을 응원했다. 임차인도 감사를 표했다.



공간은 에너지에 따라 변화한다.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공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입장에선 손해를 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충분한 이득을 보고 있다.


공간에 어떠한 기운으로 가득 차게 할 것인가? 소멸의 기운과 생성의 기운을 돈으로 따질 수 있을까?

새로운 임차인이 올 것이고 긍정의 생성하는 에너지로 가득 차 공간 자체가 살아날 것이다.

나는 그 에너지의 흐름에 투자했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울방울이 모여 생성의 빛이 된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나는 임대인 임차인이라는 관계를 떠나 사람에게 투자한다. 그리고 긍정적 에너지에 투자한다. 서로가 잘 돼야 그 공간이 빛이 나고 건물이 제 기능을 하며,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집주인 처음 만나봐요”

얼마 전 다른 계약 건에서 입주선물을 주자 임차인이 한 말이다.

분명 작은 배려가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글 | 두두그린


좋은 에너지는 꽃이 되어 퍼져나간다. ©wallpaperacc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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