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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그린 Jun 16. 2020

당연히 백점 받으러 왔어요

마음경영 시리즈 1

 스스로 길을 찾아갈때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wallpaperaccess.com

중학교 2학년 난 수학학원을 등록했다. 

당시 난 공부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 집에서도 공부나 성적에 대해 전혀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그냥 놀고 싶으면 놀고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히 자유분방한 삶이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올라가서 난 수학학원을 가겠다고 했다.

당시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봤는데 백점 만점에 이십 몇 점을 받았다. 성적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나였다. 그런데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정말 수학공부를 잘 못하는 것일까?’, ‘공부하면 될까?’ 고민 끝에 난 수학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수학의 원리를 배우겠다는 각오로 수학학원을 등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 등록한 학원이었다. 당시 나는 설렘에 학원 문을 열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부모님이 가서 등록도 하고 상담도 하고 했지만 당시에는 학생 혼자 갔었다.)


작은 학원이었는데 학원 원장은 내가 평소 어느 정도 수학 점수를 받느냐고 물었다. 난 당당하게 “지금은 이십 몇 점을 받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원장 선생님은 다시 내게 몇 점을 받고 싶냐고 물었다. 


“당연히 백점 받으려고 왔어요.” 

당시 나는 정말 백점을 받으려는 각오로 수학학원에 등록한 것이었다. ‘이영수’ 당시 원장이자 수학선생님이었던 그 분의 이름이 아직도 기억난다. 영수학원이어서 영어도 함께 등록했다. 그런데 당시 영어는 정말 내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는지 수업도, 성적도 그냥 그랬다. 하지만 수학은 달랐다. 처음부터 수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학원이었기에 매일매일 아주 열심히 수강했고, 수학의 원리를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


3개월 정도 지나 학교에서 시험을 봤다. 시험지를 받아 본 순간 믿겨지지가 않았다. 학원에서 내가 공부했던 수학의 공식들이 다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답을 써내려갔고, 여러 공식들에 대입해서 문제를 풀고 당당히 시험지를 제출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기대가 되었다. 100점을 기대했지만 구십 몇 점을 받았다. 이십 몇 점을 받던 내가 3개월 만에 구십 몇 점을 받은 것이다. 학교 수학선생님이 나의 노력을 칭찬해주었다. 동기 학생들한테 박수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로만 사람을 평가했던 교육방식이 많이 안타깝다.)

아무리 어두운 심해라도 스스로 행동으로 길을 밝히면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이미지 출처 wallpaperaccess.com

 난 용기와 힘을 얻었다. ‘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 스스로 찾은 성취감에 자신감이 붙었다. 바로 마음경영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그 다음번 시험에서 나는 당당히 100점을 맞았다. 단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중학교 수학이니까 뭐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 자신감을 통해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성적이 좋았다. 학원은 1년 정도 다녔던 것 같다. 그 이후 수학학원을 다닌 적은 없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내가 다닌 학원이라고는 4개월 다닌 태권도 학원과 미술학원이 다였다. 태권도 학원도 내가 다니고 싶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등록했다. (그 모든 결정을 나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준 점에 대해 참 감사함을 느낀다.) 


‘하면 되는구나!’ 나에게 했던 말이다. 당시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할 수 있다는 각오를 스스로 마음속에 새기고 결국 해냈다.

마음경영이 중요한 이유이다. ‘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다짐이 ‘해내겠다’라는 스스로의 의지이다.


 의지가 있다면 뭐든 해낼 수 있다. 다만 나 스스로를 믿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짧은 호흡이든, 긴 호흡이든 숨을 고르고 제대로 나 자신에게 집중할 때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 ‘다 되게 되어 있다’ 중학교 이후 나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할 때 항상 마음에서 끄집어내어 되뇌었던 말이다.


삶은 도전과 도전의 연속이다. ‘다 되게 되어 있다.’ 그 됨을 스스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언제나 이 말은 참이 된다. 오늘 우리 자신의 마음경영은 몇 점을 줄 것인가? 당연히 백점이다. 


글|그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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