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중히 대하는 방법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려 말을 깎고 마음을 다듬느라, 정작 제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들로부터 저를 지키지 못한 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한 번 더 삼키고, 요동치는 감정을 표정 아래 꾹 눌러 담으면서도요.
누군가 제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말을 해도 그 자리에서 바로잡지 못한 채 넘기곤 했습니다. 괜히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이 될까 봐, 예민하거나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일까 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웃어넘겼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오는 길에야 그 말이 뒤늦게 체한 것처럼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때 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나를 지키는 일에 이토록 서툴까.' 스스로를 탓하면서요.
무례함을 마주할 때 제 선택지는 늘 극단적이었습니다. 아예 관계를 끊어버리거나, 반대로, 그 사람의 다른 좋은 면을 떠올리며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참거나, 떠나거나. 저는 늘 그 좁은 양자택일의 굴레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선명해지는 진실이 있었습니다. 참는 것만으로는 관계가 지켜지지 않으며, 끊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어가는 관계 속에서 제 마음은 소리 없이 마모되어 갔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을지 몰라도, 속에서는 나라는 존재의 근간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조금 더 이해하면’, ‘내가 더 잘하면’ 관계가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서글픈 착각이었습니다. 관계는 결코 혼자 애쓴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내가 먼저 존중의 선을 긋지 않으면, 상대는 내 마음 어디까지 침범해도 되는지 영영 알 길이 없습니다. 존중은 거저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서로의 간격을 살피고 지키려는 조심스러운 태도 속에서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그러려면 나의 불편한 지점을 말할 수 있어야겠지요.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와 같은 마음으로 존중하고 배려해 주기를 바랐던 건, 어쩌면 저의 무모한 기대였는지도 모릅니다.
관계란 상호적인 것이라 내가 소진되면 그 관계 역시 지속될 수 없는데도,
저는 관계의 칼을 상대에게만 쥐여준 채 단절될까 두려워 전전긍긍 상대의 마음만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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