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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디 Jul 29. 2024

나는 왜 그림을 그리게 되었나 (1)

우울증에 허덕이던 시간들.


어두운 방안,

아침에 눈 떠진 나 자신을 보는 게 괴로웠다.


부모님에게도 죄송하고

친구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웠다.


인생이 망해버린 것 같았고

이 시기가 지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그렇다고 죽을 용기도 나지 않았다.



몇 개월의 시간

내가 만든 지옥 같은 시간 속에 갇혀 방황하고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계속했다.


정신과 치료를 계속하던 어느 날

엄마가 물으셨다.

"해외에 잠깐 나가 보는 건 어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살아갈 소망 따윈 없던 그때

엄마의 그 한마디가 나를 움직였다.


유학원을 처음 방문하던 날, 

어느 나라 혹은 어떤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지 묻는 직원분께

"요즘 제일 많이 가는 나라가 어딘가요?"라고 되물었다.


유학원: "호주나 미국을 많이 가요"

나: "호주는 덥죠?"

유학원: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미국은 뉴욕.. 예술, 패션 하시는 분들 많이 가고.."



그렇게 뉴욕으로 떠났다.

공항에 도착하던 날, 

아직도 공항 화장실을 들렸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화장실 밖으로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

영어다..

화장실 벽으로 웅웅대며 들리는 소리들을 듣고 있자니

갑자기 다른 세계에 왔다는 게 실감 났다.


마음이 편안해지며 긴장감인지 설렘인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나 왠지 괜찮을지도 몰라'

스스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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