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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지 Jan 20. 2018

고요한 아침의 팔레르모,  부에노스아이레스

철로 만든 거대한 꽃이 생의 감각을 일깨우다

 전날에는 까사 로사다(Casa Rosada)를 비롯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지를 돌아봤으니, 오늘은 조금 더 떨어진 팔레르모(Palermo) 지구에 가 보기로 한다.


 팔레르모로 가기 전, 가이드북에서 보고 꼭 들러보고 싶었던 카페가 있어서 그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찍은 거리의 사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크고 작은 공연장이 많아서 마치 작은 브로드웨이를 걷는 느낌이 든다.


 이런 농담이 있다. 아르헨티나가 비옥한 토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 풍부한 지하자원, 드넓은 땅 등 모든 것을 갖춘 나라임을 보고 사람들이 시기하여 신에게 "어째서 아르헨티나에겐 모든 걸 주셨습니까?" 하고 따지자, 신이 "그래서 내가 그 땅에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준 게 아니냐."라고 대답했다는 농담. 아르헨티나가 국가 경제 발전에 필요한 모든 자연적 요소를 다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천성이 느긋하고 게을러서 그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놀리는 농담이다.


 느긋한 것이 경제발전에는 단점인지도 모르나, 그만큼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낭만적이고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긴다는 것이 느껴진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를 걷다 보면 수없이 많은 극장, 크고 작은 서점들, 거리의 예술가들을 보고 있자면 너무 부럽다.


 내가 찾는 카페의 이름은 La Giralda Cafeteria(라 히랄다 카페테리아). 역시나 오래된 카페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로컬들이 즐겨찾는 카페다. 크지 않은 카페인데다 간판도 달리 눈에 띄지 않아 구글맵을 보고 가도 한참을 긴가민가 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찍은 카페 내부. 흔히 '카페'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밋밋한 천장에 하얀 형광등이 툭 고개를 내밀고 있고, 테이블과 의자도 투박하게 생긴 게 각자 생김새도 제각각이다.

 너무나 투박하고 정겨운 실내의 모습. 카페라기보다는 미국의 외곽 도로를 달리다 보면 휴게소처럼 나타나는 다이너(diner)를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페 탐방이 즐거운 건, 아무리 실내가 투박해도 항상 턱시도를 멋지게 차려입은 백발의 웨이터 아저씨들이 정중하게 당신을 대접해준다는 것. 정말 귀한 손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진짜'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 같은 아침식사를 즐기고 싶어서 주문한 수브마리노(Submarino)와 메디아루나(Medialuna).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잠수함과 반달이라니.


 사진 속의 빵을 메디아루나(반달)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도 흔히 먹던 크루아상(croissant)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살짝 맛과 식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고보니 크루아상도 프랑스어로는 '초승달'이라는 뜻이다.

 크루아상이 조금 더 겹겹이 바삭바삭하고, 단 맛은 거의 없고 고소한 맛이라면, 메디아루나는 더 빵 같은 식감이다. 그리고 겉표면에는 반짝반짝 윤기가 돌게 설탕 시럽 같은 것이 발라져 있어서 꽤 달짝지근하다.

 그리고 이 아이가 수브마리노.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된 건지 정확한 유래는 모르지만, 아마도 먹는 방식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컵에 담긴 뜨거운 우유에, 길다란 초콜릿 스틱을 퐁당 빠뜨려서 녹여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이다. 그게 결국 코코아와 같은 것 아니냐고 하면 나도 뭐라 반박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초콜릿을 서서히 녹여가면서 마시는 재미가 있다.

 La Giralda Cafeteria는 오벨리스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팔레르모 지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는지, 버스를 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버스였든, 지하철이었든, 내리니 먼저 보이는 건 Plaza Italia다.

 오늘의 첫 일정은 Plaza Italia 바로 옆에 있는 Jardin Botanico Carlos Thays(하르딘 보타니코 까를로스 타이스), 즉 식물원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와서 식물원이라니, 싶겠지만 조용한 팔레르모의 오전 분위기를 느끼는 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할 때 나는 한국에서의 일상보다 부지런을 떤다. 여행지의 모든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새벽에 출발하는 투어 일정이 없다면 꼭 7-8시 쯤에 일어나서 숙소를 나서는 편이다.


 사실 너무 이른 오전에 나가봤자 할 일이 없는 건 사실이다. 모든 도시들이 저녁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뻔히 나는 일찍부터 도시를 보러 나간다. 스스로에게 낯선 곳에서 적응할 시간을 넉넉히 주기 위함이다. 갑자기 저녁에 시내로 나가서 번쩍거리는 건물과 인파에 놀라기보다는,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인적이 드문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시작해서 오후가 되면서 슬슬 늘어나는 인파 속에 섞이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이 더 좋다. 그래서 나는 이왕이면 그 도시의 아침과 밤을 모두 보기 위해 애쓴다.


 이런 피곤한 여행 스타일 때문에 다른 사람과 여행할 때 종종 작은 마찰이 생기곤 한다. 얼마 전에는 가족끼리 베트남 호치민 여행을 다녀 왔는데, 다른 가족들은 조금 늦게까지 자고 싶어 하길래 참지 못하고 나가서 호텔 주변이라도 소심하게 한 바퀴 산책하고 왔다. 그리고 그게 결국 내 호치민에 대한 첫 인상이 됐다. 해가 뜨겁게 내리쬐기 시작하는 하루의 시작. 출근하는 호치민 사람들의 오토바이 행렬의 활기찬 시동 소리. 밤에는 화려한 불빛과 귀가 터질 듯한 음악소리 때문에 위압감이 들지만 아침이면 한산하기 짝이 없어서 오히려 더 친근한 여행자 거리 등등.

 식물원 입구로 가는 길.

 식물원에 들어왔다. 5 헥타르의 면적에 걸쳐 아르헨티나에서 자라는 식물을 보존하고, 또 다른 2헥타르에 걸쳐서는 5개 대륙에서 자라는 식물종들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식물원 사이로 깔린 빨간 길이 예쁘다.

 구경하러 온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식물원이 거의 내 차지나 다름 없었다. 하긴 7월이면이 곳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게는 겨울이니까, 식물원에게는 비수기였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쓰지 않았을 닭벼슬 같은 비니를 잘도 쓰고 다녔다.

 입고 있는 니트를 살 때 저 에코백도 함께 샀었다. Claudia Schiffer라고 써 있는데, 독일의 전설적인 슈퍼모델의 이름이다. 사실 내 영어이름이자 세레명인 Claudia는 우리 엄마께서 바로 이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비록 딸이 슈퍼모델처럼 키가 커지지는 못하고 166cm에서 멈췄지만.

 한 나라의 수도라고는 믿을 수도 없이 조용한 이 곳 팔레르모의 아침 시간을 때우기에 초록빛 정원만큼 완벽한 곳이 또 있을까? 사실 팔레르모는 이 곳 외에도 다른 정원들이 많다.

 정원 구경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걸어서 이동한다.


 걷다가 발견한, 담쟁이로 뒤덮인 독특한 건물. 부촌이라는 팔레르모에는 이런 독특한 건물이나 예쁜 주택이 많다. 그리고 한 집 건너 한 집으로 각국의 대사관을 볼 수 있다. 마치 서울의 이태원-한남동으로 이어지는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큰 대로변을 따라 계속해서 걷다 보면 Floralis Generica(플로랄리스 헤네리까)를 만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쭉 기지개를 하는 듯한 거대한 철꽃.

 Floralis Generica는 아르헨티나 건축가 에두아르도 카탈라노(Eduarno Catalano)의 작품이다. Floralis는 스페인어로 꽃가루라는 뜻이고, Generica는 제너럴(general), 즉 일반적이란 뜻이다. 이 세상 모든 꽃에 대한 경외감을 표하기 위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이 18톤짜리 거대한 꽃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지 그 크기 때문만이 아니라, 바로 진짜 꽃처럼 '살아있는' 조형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유압 시스템과 광전지에 의해서 꽃잎이 움직여서 낮에는 꽃잎이 열리고, 밤에는 꽃잎이 닫힌다.


 아직 꽃잎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봐서 내가 정말 이른 시간에 오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오가 넘어가면 더 활짝 피어나겠지.

 가까이 가 보니 조형물 바로 아래에 연못처럼 물이 있어서 진짜 연못에 피어난 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보고 있자니 악동뮤지션의 <인공잔디>라는 노래가 생각나서 잔디밭에 잠시 앉아서 혼자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에게는 해도 물도 필요하지 않아

그런 거 없이도 배부르게 살 수 있으니까

나에게는 시들 걱정 필요하지 않아

밟히고 뭉개져도 내 색을 잃지 않으니까

나도 숨 쉬고 싶어

비를 삼키고 뿌리를 내고 싶어

정말 잔디처럼

정말 잔디처럼

바람이 불면 간지러워하는 들판을 봐

흔들거려도 내 풀잎은 느껴지지 않아

흙땅과 맞닿은 부끄러워하는

저 풀들과 다르게 난 생기가 돌지 않아

그들은 좋아보여

All things they have are looking good

시들어가는 모습도 아름다운 이유는

나도 숨 쉬고 싶어

비를 삼키고 뿌리를 내고 싶어

정말 잔디처럼

정말 잔디처럼

빛 없이

물 없이

영원할 것 같았던 나의

잔뜩 상해버린 가짜 풀잎이 뜯겨지네

나도 숨 쉬고 싶어

비를 삼키고 뿌리를 내고 싶어

정말 잔디처럼

정말 잔디처럼

나도 느끼고 싶어

살아있다고 하늘을 펄럭이고 싶어

잔디처럼 정말 잔디처럼

-악동뮤지션, <인공잔디>


 많은 사람들이 왜 생화가 조화보다 아름다운지(혹은 가치있는지)에 대해 별다른 이유를 달지 못한다. "생화가 조화보다 더 아름다우니까"라는 답변은 생화의 감촉과 빛깔과 향기를 완벽하게 재현한 조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논리가 무너져버리고, "생화는 조화와는 달리 '진짜'이니까"라는 대답은, '진짜'라는 것의 본질은 무엇에서 나오는가 하는 또 다른 질문을 낳고 만다.

 

 이 <인공잔디>라는 노래가 그에 대한 완벽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품이 모조품보다 아름다운 이유' 혹은 '자연물이 인공물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철저히 감상자인 인간의 입장에서 찾는다. 그러나 <인공잔디>의 가사에서 그 차이를 인지하는 것은 '잔디' 자신이다. 펄럭이는 하늘을 손으로 느낄 수 있는지, 짓밟히고 뭉개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지, 바람이 불면 간지러워할 수 있는지... 등등 살아있다는 감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잔디"와 "인공 잔디"의 결정적인 차이이며 우리가 살아있는 생명을 보며 본능적으로 인지하는 '생기'라는 것의 정체일 것이다.

 악동뮤지션은 내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뮤지션 중 하나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들의 가사를 읽고 있자면 사물의 본질을 너무 정확하게도 꿰뚫고 있음에 소름이 돋을 때가 많다. 월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제시한 '아우라'의 개념보다도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심지어 아름답다.


 그런 점에서 '조화'의 발명이 '생화'의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보이기도 한다. 이 플로랄리스 헤네리카가 해가 뜨고 짐에 따라 꽃잎이 피고 짐을 우리 눈 앞에 엄청난 크기와 무게로 증폭시켜서 보여줌으로써, 새삼 내가 꽃 한송이가 피고 지는 일이 얼마나 커다란 일인지를 상기시켜주는 것처럼 말이다.


 노래 한 곡을 흥얼거릴 짧은 시간만에 또 꽃잎이 조금 더 열린 게 보였다. 다음 날 또 보러 와야지, 다음 날에는 조금 더 활짝 핀 모습을 구경하러 와야지 다짐하면서 다시 길을 나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걷다 보면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마리 수의 개를 끌고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개 많이 키운다고 자랑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사람들은 대개 '개 산책 시켜주기 알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흔한 아르바이트다.


 남미로 오기 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이라는 영화를 봤다. 탱고 댄서, 반도네온 등등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아르헨티나의 이미지 이외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살아가는 현대의 도시 젊은이들의 생활을 엿보기 좋은 영화다.


 햇볕도 잘 안 드는 좁디 좁은 신발 상자 같은 아파트 칸 안에 각자 갇혀 살면서 인터넷 채팅으로 친구를 만드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인데, 사실 서울의 사람들과도 무엇이 크게 다를까. 어느 대도시에 간들 다를까? 아무튼 외로운 남자 주인공이 하는 것이 바로 이 '개 돌보기 알바'였다.


 그런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개들을, 더군다나 자기 소유도 아닌 개들을 이렇게 우르르 산책을 시키는 바람에, 개들이 길 한복판에 똥을 싸도 달리 치우거나 하지 않고 다른 시민들도 그러려니 한다는 것. 그래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걷다 보면 의외로 많은 개똥을 만날 수 있다. 언제나 발 밑을 조심해야 한다.


 나 역시 반려견이 있는 사람이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시간은 강아지와 내가 단 둘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집에만 갇혀 있는 아이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지만, 우리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를 마주치기만 해도 왕왕 짖는다. 그런 걸 볼 때마다 우리 강아지가 다른 개들과의 상호작용을 할 시간이 그만큼 없었다는 것 아닌가 싶어서 안타까웠는데, 그런 면에서 저렇게 여러 개들이 '집단 산책'을 하는 게 좋은 아이디어 같기도 했다. 개들에게는 나름대로 매일같이 함께 산책을 나가는 동지들, '산책메이트'들이 생기는 일이니까. 저 녀석들 사이에도 유대감이나 친밀한 감정이 생기지 않을까?


 다음 관광 코스로 가기 전에 나는 해결할 일이 있었다. 나는 도난 사건 이후 단 한 개의 카드도 없이 여행을 하는 처지였기 때문에 수시로 웨스턴유니언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현금을 수령해야 했다. 웨스턴유니온 서비스는 아르헨티나의 어느 우체국에 가도(Correo Argentino를 찾으면 된다)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보내주신 금액이 일정 제한 이상으로 너무 커서 우체국에서 줄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체국이 아닌 다른 웨스턴유니언만을 취급하는 영업점을 찾아서 돈을 받았다. 그 일을 해결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잡아먹은 것 같다. 팔레르모 지역을 발이 닳도록 수십여 블록을 걸어다닌 건 물론이고.


 웨스턴유니온 건을 해결하고 나니 손에 현금이 두둑해졌고 발도 너무 아파서 택시를 잡았다. 다음 코스는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 플로랄리스 헤네리카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국립미술관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미술 교과서에서 볼 수 있던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에드가 드가의 작품부터

폴 고갱도 있고.

아마 고야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긴 얼굴과 목, 눈동자 없는 눈으로 알아볼 수 있는 모딜리아니.

피카소부터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전시회를 했었던 마크 로스코의 작품도 있고

잭슨 폴록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의 유명한 거장들의 작품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미술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도, 보고타에서도 그렇고 국립 미술관에 갔다 오면 남미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거장들의 작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국에서도 너무 바빠서 자주 가지는 못했던 미술관인데, 여행을 할 때에는 꼭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르는 버릇 덕에 그 즐거움을 자주 누릴 수 있었다. 전시회를 보고 나오니 벌써 오후가 절반쯤 지나 있다.


 이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세 번째 날의 저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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