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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07. 2021

100일의 기적

뭐라도 되겠지!


첫 번째 이야기




아이가 태어나 백일이 되면 백일상을 차린다.

원래 백일은 아기가 무사히 자란 것을 대견하게 여기며 잔치를 벌여 이를 축하해주던  풍습이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이 기간 중 유아의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백일보다 돌잔치가 일반적이어서 잔치까진 아니어도 떡을 해서 주변에 돌리거나 약식으로 백일을 치르기도 한다. 백일은 아기에게 생애 첫 기념일인 셈이다.


연인들에게도 100일은 중요한 숫자다.

이 기념일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요즘 연인들은 백일을 기념해 반지를 주고받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한다.

행여나 이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간다면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 수 있다.


대입 수험생에게도 백일은 중요한 시간이다.

D-100일을 시작으로 대입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100일은 도전을 하고 결과를 보기에도, 사랑을 확신하기에도, 아기의 미래를 예견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100일의 시간은 무사히 한 고비를 넘었다는 안도감과, 인내하고 견뎌내면 목표를 이룰 거라는 가능성을 준다.  


100일의 도전은 그저 자신에게 주는 위로일지도 모른다.

100일의 시간은 성공을 말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노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이 백일 동안 마늘을 먹고 견뎌내어 끝내 인간이 되었다는 설화의 끝자락을 붙잡고

100일의 기적을 시작해 본다.


100일 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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