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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15. 2021

첫 단추

꼭 그래야 되는 것은 없어요



아홉 번째 이야기









옷을 입을 때 잘못 채운 첫 단추 때문에 난감한 적이 종종 있다. 

그걸 알아채는 순간 다시 단추를 풀고 채우는 일은 무척 귀찮은 일이다. 

더군다나 약속 시간이 얼마 안 남았거나 차 시간을 맞춰야 하는 때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옷의 단추는 풀어서 다시 채우면 그만이지만 

우리 삶은 잘못 살았다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을 할 수 없다. 



삶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핑크빛이 아니다. 

그저 그렇거나 캄캄하거나 천불 나는 순간들이 더 많다. 

하지만 그런 364일의 날들이 있어서 찬란한 핑크빛의 하루가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건지도 모른다. 



인생은 열심히 살아야 하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하지만 매일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365일을 착하게 살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을 용서하는 것은 신이면 충분하다. 

열심히 사는 것에 기준은 없다.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으면 내버려 두고 그 다음 단추부터 다시 채우면 된다.

삶은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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