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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18. 2021

그걸 다 안다면......

재미없겠죠



열두 번째 이야기








그걸 다 안다면.....

함께 산다면 참 좋을 것 같은 사람.

절대 함께 살지 말아야 할 사람.

죽어도 변하지 않을 사람.

비올 때 술 한잔 하자고 불러내도 좋을 사람.

세 시간을 쇼핑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커피를 앞에 놓고 전화기를 잡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을 사람.

불러놓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사람.

아무 때나 영화 보자 불러내도 거절하지 않을 사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딱 거기까지만 친해야 할 사람.

비밀은 절대 말하면 안 되는 사람.

일 년에 한 번 연락해도 그 낯섦이 3초를 넘기지 않을 사람.

우리를 스쳐가는 많은 인연의 깊이를 쉽게 분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덜 상처 받을까?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그 일을 해도 될까, 안될까?

길가다 생각 없이 들른 음식점에서 뭘 시켜야 후회하지 않을까?

미용실 옆자리 아가씨가 한 머리를 내가 하면 예쁠까, 안 예쁠까?

저 사람을 붙잡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아닐까?

동네 중국집 중에서 만리장성이 맛있을까, 자금성이 맛있을까?

이 인연은 스쳐가는 것이 좋을까, 아닐까?

지금 하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 빨리 포기해야 할까?

그 모든 선택에서 우리가 항상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그걸 다 안다면 덜 상처 받고, 더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절대 먼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시간이 지나고 온몸으로 겪어야만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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