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숙정 Dec 17. 2021

끝은 결코 끝이 아니다

시작의 두 얼굴




열한 번째 이야기






세상 끝에 서있다고 생각했다. 

한 발짝만 내딛으면 그 아래로 떨어져 영영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그 끝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발끝에 온 힘을 싣고 무언가에 매달려서.

한 발짝 내딛여도 낭떠러지가 아니란 걸 알았을 때,

그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매달렸던 손바닥은 쓸려 피멍이 들었고 발끝은 벗겨지고 찢어져 붉은 피로 흥건했다. 



겨울이 와야 한 해가 끝나고 겨울이어야 새로운 해가 시작되듯 

겨울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다.

끝은 결코 끝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 개의 달, 그 속에 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