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시련 3 – 남편의 마지막 선물 2

by 하울

승강기 층수가 ‘18’에서 멈추길 기다리다

깜빡 잠들었을 때였다.

삑삑삑— 번호 키 소리가 들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낯선 남자의 웅성거림, 술 냄새,

그리고 비틀거리며 들어선 남편.

넥타이는 풀려 있었고,

손에는 명패와 서류, 삼십 년의 세월이 담긴 상자 하나뿐이었다.


“여보, 미안타.”

남편의 목소리에서 물기가 떨어졌다.

한때 위엄을 지키던 사람이

총상을 입은 짐승처럼 바닥에 무너졌다.


주머니를 뒤적이던 남편은

작은 상자를 꺼내 내 손에 쥐어주었다.

“선물. 마지막 선물이다.”

짧은 말이었다.


그러곤 내 등을 두세 번 두드리더니

나의 품에 와락 안겼다.

가슴 속이 재처럼 무너져 내렸다.

상자 안에는

긴 줄에 열쇠 모양의 장식이 달린 목걸이 하나.


남편은 “이제는 번듯한 선물을 할 수 없으니

마지막 마음이라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날 밤,

나는 남편 옆에 누워 그 열쇠를 만지작거렸다.


남편의 닫힌 앞날을,

이 열쇠로 열어줄 수 있기를 빌었다.

그의 손끝에서 내 손끝으로 전해진 따스함,

그것이 남편이 남긴 마지막 온기였다.


시간이 흐른 지금,

그날의 목걸이는 여전히 내 가슴에 걸려 있다.

심해보다 깊은 어둠 속에서도

남편은 나에게 가장 단단한 빛 하나를 남겼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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