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에 대한 생각

노키즈존을 비열한 곳으로 봐야 할까?

by 설온우

브런치에서 신나게 글 방랑을 하고 있는데, '노키즈존'인 식당이나 카페를 아주 비열한 곳이라고 지적한 글을 보았다. 이 주장에 대한 주요 근거는 '아이는 어른과 같이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와 '왜 진상 같은 어른에게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절하느냐'는 내용이었다. 틀리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뭔가 까슬까슬한 뜨개실 하나가 목 주변을 간질거리듯,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


나도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자주 노키즈존을 마주한다. 우선 이름부터가 불편하다. 왜 키즈란 단어를 사용해야만 했을까. 사실 대상은 아이가 아닌, 아이를 동반한 어른을 제한한다는 의미임에도 '노키즈'라 일컫는 바람에 아이가 중심이 되어버렸다. 것도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 때문에 만들어진 단어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뭐.....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면, 아이가 아닌 해당 어른의 입장을 거절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테니, 아쉽지만 넘어가 보자. (하지만, 잘못된 명칭은 오해를 낳는 법.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는 어른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건 반박 불가능한 명제다. 오히려 아이는 어른보다 조금 더 존중되어야 할 존재로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발생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아이를 대동한 어른의 입장을 막아서는 부분은 억울하긴 하다. 차별이라고 보이기도 한다. 분명 기분 좋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식당이나 카페가 단순히 생존의 목적으로 칼로리만을 흡수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즘은 맛과 분위기 등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소비하는 패턴을 갖는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이러한 부분을 일부 방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고,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소수가 엄청난 방해를 주던 상황이 이러한 특수 공간들을 만들었으리라.


그럼 조금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술을 소비하는 클럽 등의 공간은 미성년의 출입을 금한다. 물론 미성년이 술을 소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지만, 해당 공간이 미성년에게 적절하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그 공간이 미성년에게 금지되는 이유라고 본다. 그 자체가 미성년의 존재를 부정하는 의미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공간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소비하는 주체로 아이가 될 수 없거나, 적절하지 못한 공간적인 특성이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어 있지 못한 곳에서는 이러한 공간으로 설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너무나 오류가 가득한 생각일까?


게다가 '진상인 어른'은 비교 대상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우선 그들은 제공되는 음식과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 다만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소비하는 것이 문제이고, 그들은 주변 손님이든, 법적으로든, 공권력이든, 어느 수준까지는 제어가 가능하다. 반면, 노키즈존을 만들어낸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이 법으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에 포함되어 있나? 경찰에게 '아이를 돌보지 않아요. 데려가 주세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가? 또한 그들이 도덕적인 테두리 안에 포함되는 부류였던가?


예전에 이런 적이 있다. 여행을 갔다 어느 아담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우리 아이들을 보시더니 너무나 반겨주시면서 이어진 말이,

'저희 가게에는 난간이 많아서 아이들에게 위험해요. 죄송하지만 다른 식당을 이용하시는 편이 아이들의 안전에 좋을 것 같습니다.'란 정중 어린 거절을 받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노키즈존'이었는데, 우리 가족이 확인을 못하고 불쑥 들어간 것이다.


그분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음에도, 전혀 그런 모습이 느껴지질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 따뜻한 거절이었다.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되었고 존중되었기에 사장님의 이익을 포기하며 나에게 준 배려로 느껴졌고, 오히려 이런 거절임에 감사했다.


물론, 아무런 생각 없이, 혹은 손님들에게 시끄럽다고 자꾸 클레임이 들어오니, 그냥 아이들이 본인의 소득에 별 득이 되지 않아서, '노키즈존'을 걸어놓은 곳들도 있을 테다.


하지만, '노키즈존'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노키즈존'을 아이들의 인간성이 무시되는 비열한 곳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너무나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그분들이 왜 그렇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나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찾아보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 아닐까? 더 이상 아이들을 방패 삼는 어른들의 싸움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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