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안돼는 사람도 있다.
어제 고용보험 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기분이 너무 슬퍼지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퇴사 후 오는 공허감 같은 것일까? 정신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집에 와서 느끼는 알찬 기분. 사람들과 싫어도 대충 연결되어 있고, 자식으로서 그럭저럭 번듯해 보이는 사람으로 지내다가 내 일상에 갑자기 구멍이 뻥 뚫려버린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금쪽 상담소에서 발레리나 김주원 씨가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김주원 씨는 타고나기를 너무나 예민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무용처럼 긴장감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삶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너무 동질감을 느껴서 울컥하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에 집중하거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넌 그 일을 통해서 대단히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고, 가족을 호강시켜주고 싶구나'라는 생각들을 하는데 (물론 그런 생각도 없진 않지만), 나의 경우 누가 봐도 그림으로 책을 만드는 일은 돈이 안된다.
나도 김주원 씨처럼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이 가진 능력 몇 가지가 아예 없이 태어난다. 나의 마음속에는 늘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다. 세상 사람들은 뭐든 쉽고 쿨하게 넘겨버리는데,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니까. 미친 듯이 그릴 수밖에. 되든 안 되든 죽을 때까지 그 커다란 구멍을 채우기 위해 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재능 있는 사람을 꼭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림 #그림일기 #그림스타그램 #글 #글귀 #글귀스타그램 #일러스트 #일러스트그램 #일러스트레이터 #일기장 #일기 #일기장스타그램
#페미니즘 #공감툰 #일상툰 #만화 #드로잉 #드로잉스타그램 #일상 #일상그램 #글쓰기 #만화스타그램 #페미 #실업급여 #인스타툰 #페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