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만 2주째.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글을 쓴 지 2주가 지났다.
캐릭터 하나 그리고, 닉네임 바꾸고, 새벽 알바 시작한 게 전부인 크게 바뀌지 않은 일상의 연속이다.
그림 그리는 짓이 추가되면서 동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그림 공모에도 참여하였다.
오랜만에 그리려니까 재미났고, 이모티콘을 출시해 보자는 호기로운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이제는 오랜 유물이 되어버린 아이패드프로 9.7인치 1세대 모델과 펜슬 1세대 모델을 가지고 드로잉을 하고 있다. 출시되자마자 구매했으니까, 벌써 8년? 정도 된 모델이다.
여기서도 나라는 사람 참 더디다 느껴지는 이유는 당시에 그림을 그리겠다고 구매해서, 8년이 지나서야 생산성 있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아~ 나는 뭔가를 하려면 8년이 걸리는구나?
아~ 그래도 사두면 언젠간 쓰기는 하는구나!!
어쨌든 공모를 위해 열심히 쓸모를 다하던 펜촉이 삭았는지 버티지 못하고, 부러져 버렸다. 아직 마무리를 못했지만 그냥 뭉툭한 손가락과 마우스로 그려 어찌어찌 제출하기는 했다.
나의 그림 그리기는 2주 만에 문을 닫았다.
애플펜슬 1세대 기준 예상 수리비용은 118,000원. 중고거래는 대략 4~8만 원. 이 작은 것이 애플이라는 브랜드로 인해 가격이 부담스럽다. 공모전에 당선이 된다면 새로 사겠다는 희망고문 중이다.
그림의 완성도는 어떻냐고? 뭐 내가 보기에는 어정쩡한 것 같기도 하고, 몇십 년 만에 그린 것 치고는 나름 주제에 맞게 잘 그린 것 같기도 하다. 내 기준에는.
생각해 보면 내가 하는 것들은 약간 어정쩡하다. 잘하는 거 하나 없다. 가끔은 그래도 옆에서 잘한다고 해주더라도 뭣도 아니면서 세계 최고들이랑 비교를 한다. 누군들 처음부터 잘하냐 할 수 있겠지만 내 욕심에는 처음부터 잘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도전하는 것이 더욱 두렵고, 무서워 결국 회피하게 된다. 잘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와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기 등이 있다.
그래도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한 블로그라든지 SNS, 유튜브 등 특별히 가진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는 있는데, 이런 것들이 돈이 되기 위해서는 정말 정말 힘든 일이겠구나를 깨닫는 중이다.
파워블로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인플루언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그냥 취미 생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대신 꾸준히 해보기로 마음먹고 매주 하나씩 올리고는 있다.
브런치도 마찬가지이다. 이 역시 뭐라도 해보는 것 중 하나이며, 이제는 그냥 내 잡생각과 개똥 같은 생각을 끄적이는 하나의 매체로 사용하는 중이다. 변소에 정리안 된 똥들로 가득 차듯 브런치에도 한줄한줄 채워지고 있다. 그렇다고 비우고 싶지도 않기에 언젠가 넘칠 예정이다. 그때 정리하리.
그래도 매주 글을 토해내는 탓에 겨우 웃으며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안 그랬음 우울증 말기환자에 이혼당했을지도.
유튜브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시작하였다. 원래 개밥영상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채널로 아이와 함께 뭔가를 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올리는 중이다. 아직은 겨우 하나이지만(오늘로 2개의 영상이 되었다.) 점차 늘어날 것이다. 사실 아이와 하는 뭐든 것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기에 기획하기도 하였고, 이를 통해 아이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은 걸어서 다니지만 추후 버스도 타고, 전철도 타고 조금씩 먼 곳으로도 간다면 재밌을 것 같다. 이것도 결국 아이가 싫다고 하는 순간 중단 될 예정이기에 그전까지는 열심히 해보려 한다. 한 달에 1~2번 정도 업로드 예정이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다짐을 한다.
뭐라도 하자.
돈 안 드는 일은 하기도 쉽잖아.
그냥 해.
일을 벌여놓으면 뭐라도 하겠지.
문제가 생기면 그때 수습하자.
괜히 애쓰지도 말자.
내가 할 수 있을 정도만 하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보자.
그럼 후에 뭐라도 하고 있겠지.
하드코어가 돼버린 인생, 재밌기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