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또 문득 화가 많이 났다. 싸우는 사람들을 본 이후였다. 양쪽이 모두 미웠고, 안타까웠고, 걱정이 되었다. 어느 한쪽이 가해를 하면, 어느 한쪽은 피해자가 되고 나머지 한쪽은 가해자가 된다. 피해-가해 구도로 들어와 버리면 더 이상 여지가 없어진다. 우리는 억울함과 뻔뻔함, 분노와 가증스러움에 갇혀 더 이상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수 없게 된다. 그건 가해가 일어난 그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다. 사라진 듯하다가도 맑은 물아래 진흙처럼 떠올라 온 마음을 덮어버린다.
가해를 멈출 수는 없는 걸까?
하지만 폭력적이라고 느끼게 된 수많은 것들을 폭력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어느 순간부터 동의하게 되지 않게 되었다. "들어보자"라고 말하는 것이 피해자로 하여금 가해자의 편을 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백래시나 2차 가해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된다. 폭력적이라는 감각과 가해는 어떻게 다른가? 무엇이 가해 되는가? 우리는 가해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
의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피해자의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 모든 것이 가해가 될 수 없다는 말. 주관성, 객관성, 일반성, 감수성과 같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떠돈다. 그러다가 오늘도 그즈음에서 질문은 멈춰진다. 혼자 내려질 수 없는 질문들. 오늘도 모든 것에 불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