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by 샴스 Shams

새벽에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난다. 밤새 켜둔 에어컨에도 땀이 조금 났다. 샤워를 간단하게 하고 집을 나선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곧바로 차를 탄다. 아침이라도 이미 후덥지근하고 습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고작 10여분 남짓한 거리지만 약하게 에어컨을 틀고 달린다.


일터에 도착했다. 지난밤 11시까지 틀어져있던 에어컨의 시린 기운이 아직 다 사라지기도 전이다. 넓은 공간의 에어컨 7대를 다시 킨다. 꽉 막힌 공간에 먼지가 풀풀 날리기 때문에 공기 청정기도 튼다. 큰 것, 작은 것 합해서 총 8대의 공기 청정기. 그곳에서 아침도 먹고, 일도 한다. 잠시 옥상에 올라가면 햇볕을 맞을 수도, 바깥바람을 쐘 수도 있지만 그리 유쾌하지 않다. 대부분의 시간은 실내에서 보낸다.


지하 주차장을 통해서 다시 집으로 간다. 바깥기온은 40도에 육박한다. 차 안은 금세 시원해진다. 집에 도착하자 에어컨은 이미 틀어져 있다. 며칠째 꺼지지 않는 걸까. 이 넓은에도 공기 청정기가 두대나 있다.


내가 바깥 기온을 느낄 때를 다 합해도 두 시간이 넘지 않는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뜨거운 곳으로 나가면 열사병으로 어지럽다. 지난달에는 실내 에어컨을 너무 쐔나머지 냉방병에 걸려서 고생을 했다. 목이 칼칼하다가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살로 번졌다. 나는 그 균들을 죽이기 위해서 항생제를 먹었고, 항생제 때문에 또 다른 균들이 들실거려서 또 약을 먹었다. 온실 속의 안락한 삶은 병들어 죽는다. 그러나 온실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어마어마한 특권일 뿐. 온실이 없는 존재들은 물에 쓸려가거나, 불에 타거나, 볕에 말라간다. 당장 죽을 것인가 서서히 죽을 것인가? 이 안온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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