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방법

마음가짐에서부터 연습까지

by 팰럿Pallet

20대 때부터 iMac과 Wacom 펜과 태블릿으로 무심한 듯 쉬크하게 작업을 하는 전문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을 보면 묘한 동경심과 부러움이 있었다.

그래서 무의식 중에 그림을 시작하는 도구를 Wacom으로 시작했던 게 아닐까.

막상 태블릿을 장만하고 나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잠깐 동안 망설여지긴 했다.

망설이기만 한다고 해서 방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마음가짐을 잡고

몸을 풀고

제대로 배워보는

순서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1. 가볍게 책 보기

관련 책들은 일반인이 쓴 책부터 전문 작가가 쓴 책까지 정말 다양하고 많다. 일반인이 쓴 책들도 물론 나쁘진 않지만, 확실히 전문 작가들은 연륜을 바탕으로 경험을 잘 정리해 주기에, 필자는 이왕이면 전문 작가가 집필한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다. 책은 20여 권 정도 봤었는데 그중에 3권을 추천해 본다.

창작 면허 프로젝트

대니 그레고리. 2009. 세미콜론

그림을 그리면서 삶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어낸 일러스트 작가다. 그림을 시작하는 날부터 그림을 어떻게 습관으로 만들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리면 좋을지 자신의 경험과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추천을 받아 읽은 책이지만, 한 권쯤 소장해 두고 가끔 읽어도 좋을 것 같다. 20,000원


플레잉 위드 스케치

휘트니 셔먼. 2014. 도서출판 이종

이 책 역시 창작 면허 프로젝트와 유사하게 마음가짐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실습 중심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초적인 선긋기도 어떻게 낙서하듯, 놀듯 할 수 있을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부담 없게 설명해 준다. 특히 그림을 그리는 밑재료별로 어떤 효과를 주는지도 잘 설명이 되어 있어서, 필자처럼 디지털로 그리는 것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기존의 그림 도구와 재료를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좋은 도서라고 생각한다. 22,000원


How to See, How to Draw

클리우디아 나이스. 2012. 한스미디어

미술 선생님인 저자는 복잡한 구도를 초심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다양한 예로 재미있는 훈련법, 드로잉 기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구도를 잡고 창작하는 방법도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잘 연습한다면 어떤 사물도 다양한 각도와 관점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는 실전 도서라고 할 수 있겠다. 18,000원



이 책들을 읽는다고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그림을 그리는데 큰 결격 사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필자의 추천일 뿐이니 막막하다면 이 도서들 뿐만 아니라, 동네 도서관이나 서점의 드로잉 관련 책들을 많이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관련된 주제의 작품 전시회나 도서, 사이트도 찾아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필자는 딸내미에게 그림동화를 그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터라, 그림동화책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그리고 동화 일러스트 전시회도 찾아가 보고, 삽화 집도 구해 보기도 했다. 또한 Pinterest와 같은 원하는 이미지 자료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자주 찾아 검색해보았다.



2. 시간 나면 습작하기

태블릿을 장만했으니, 뭐라도 그려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필자는 구매한 제품에서 번들로 제공해 주는 Artrage LITE로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직장생활과 육아가 기본적으로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자주 그리긴 어려웠다. 핑계일 수도 있으나, 마음의 여유가 나야 그림도 의무적인 느낌을 주지 않으니까 되도록이면 그리고 싶을 때 그렸고, 그렇게 그리고 싶을 때 그리다 보면 점점 그리고 싶은 욕구가 자라난다.

첫 습작. 마카오 도시의 풍경. (2017.1.30)

첫 습작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그냥 보기에는 그림 풍경 같지만, 사실은 태블릿과 펜에 익숙해지기 위해 선긋기 연습 삼아 그린 그림이다. 이게 정도는 아니지만 연습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냥 무작정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건물로 선을 긋는 기초와 정물을 그린다는 재미를 같이 가져갈 수 있으니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몇 차례 습작을 하다가 모작을 연습하기도 했다.

모작을 하면 마치 내가 잘 그리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기 때문에 그다지 권하고 싶진 않지만, 색상과 재료를 어떻게 쓰는지를 관찰하기에는 모작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다섯번째 습작. 동화 삽화 모작 (2017.2.18)

모작은, 되도록이면 자신의 워너비 작가를 찾아서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도 동화 관련 서적과 삽화집을 보다가 어떤 일본 작가의 그림을 봤는데, 너무 맘에 들어서 모작을 결심했다. 실제 작품에서는 배경도 없고, 음식도 이런 음식은 아니지만, 움직임이 크지 않은 토끼의 표정과 제스처에서도 많은 걸 전달할 수 있어서 꽤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삽화를 모작하고, 배경과 일부 요소는 다듬어서 조금 다른 형태의 모작을 완성하였다.


3. 클래스 등록하고 제대로 배워보기

하지만,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 툴도 독학을 하다 보니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에 금방 한계점에 도달해버렸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는 오직 딸과 아내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서비스에서의 좋아요 정도로만 흥미를 주는 그림인지 정도를 알 수 있었을 뿐. 여전히 방향의 갈피는 잘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림을 배우는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클래스를 찾아보며 웹서핑을 하던 중에 현직 일러스트레이터가 진행하는 소규모 실습 강좌가 간간히 열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 와서의 이야기지만, 수업 신청이 대학 때 수강신청보다 더 어려웠다. 여하튼, 난 1차 신청에서는 간발의 차로 밀려나버렸지만, 결원으로 수시모집(?) 할 때 운이 좋게도 수업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은 Painter로 진행되었다. 매주 테마별로 Painter를 사용하는 방법과 일러스트 과제가 주어졌다.

일러스트레이터 유유님의 달콤 페인터 수업날 (출처 : 달콤아티스트유유 카페)

예상은 했으나, 수업에서 나는 청일점이었고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첫 수업을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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