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만들어갈 동화 프로젝트
"아빠는 나에게 가장 빛나는 사람이야."
올해 일곱 살인 딸내미는 하루 종일 작아지고 어두워진 아빠를 밝혀줄 줄 아는 따뜻함을 가진 아이다.
그리고 그 말을 채우는 문장과 단어들은 그저 평범하고 어찌 보면 상투적이기까지 하지만, 난 그 속에서 작가와 같은 면면을 본다.
작가란, 계절을 깨워 그 사람 앞으로 가져다주고, 시공간을 원하는 대로 접어서 펼쳐 보이는 사람이다. 딸내미는 나에게 그러한 말들을 요술처럼 풀어내는 작가와도 같다.
딸내미가 네 살 때였나 다섯 살 때였나, 가족여행으로 공주의 한옥마을에 놀러 갔었다. 한옥 숙소에 들어왔는데 저녁 시간이 되지 달빛을 쐬며 이야기하고 거니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게 없었다. 그때 말도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딸내미와 30분이 넘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 말들이 달빛을 더욱 빛나게 해 주었고, 그 밤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밤인지 알게 해 주었다. 마치 아내와 연애하던 그 시절에 두근거림처럼, 나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그 여행 이후로 나는 딸과 자기 전에 20-30분씩은 꼭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 시간은 내게는 꽤 큰 위안의 시간이자 위로의 시간이었다. 물론 딸내미도 아빠와 대화하는 그 시간을 즐거워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빠의 이야기에 침대에 누워서도 꺄르르르. 본인이 유치원에서 있었던 사건들도 동화처럼 잘 풀어내며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딸내미의 이런 언어들을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시작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시작은, 나의 새로운 '취미'라는 이름으로 아내의 응원까지 더해졌다.
원래 좋아했지만, 진득하니 다가가지 못했던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이걸 제대로 취미라는 이름을 붙여 본다.
그림과 글은 좋은 도구가 되어 줄 것이고, 간판은 2개를 달까 한다.
이제 작성하게 될 브런치 글들을 엮어 낸 작은 문고판 책. 가제는 '아빠, 동화도 집에서 만들 수 있어?'
딸내미와 함께 쓴 동화책. 가제는 '구름을 찾아서'
2개 간판을 동시에 걸 수 있을지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하나씩 차근히 준비해 가보려 한다.
동화는 딸내미가 직접 작가가 되어서 내가 지원해 주는 형식으로 해보려 하지만, 딸내미가 힘들어하면 방향을 바꿀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간에, 한 해 한 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가족앨범처럼. 이 글들이 딸내미와 아빠의 좋은 말과 글 앨범이 되어 누군가에게 시가 되고, 웃음이 되고, 기억이 되어주길 바라며,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