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는 말

그런데 나는...

by 허윤숙

어떤 말은 별이 된다. 마치 하늘에 던져두고 계속 쳐다보듯이.






동생이 암 투병하던 마지막 주가 생각난다. 그때 동생은 기력이 없어서 겨우 집 앞마당을 거닐 수 있을 뿐이었다. 하루는 극심한 통증을 견디지 못해 집 밖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내가 팔을 부축하고 집 앞을 나섰다. 몇 발자국을 뗀 동생이 힘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넓은 곳에서 맘껏. 그때 동생이 말했다.

"저 별은 내년에도 저기, 저렇게 그대로 있겠지? 그런데 나는..."



자긴 그때 여기 없을 거라는,

그래서 저 별은 좋겠다는 뜻이었으리라.



동생은 그 말을 하고 정확히 1주일을 더 살다 갔다.


동생의 말- 저 별은 내년에도 저 자리에 있겠지? 그런데 나는...


이 말은 그 뒤로도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데 나는... 혹시.. 누굴 미워하고 있는 거야? 대체 그럴 시간이 있긴 하니?"

"그런데 나는... 언제까지 허둥대기만 할 거야?"

"그런데 나는... 언제까지 그렇게 꽉 쥐고만 있을 거야? 조금쯤 힘을 빼도 돼.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 꼭 그거 아니래도 괜찮아."

"그런데 나는... 사랑한다고 말은 했니?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부모님에게? 쑥스럽다고? 쑥스러운 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단 좀 참을만하지 않나?"

"그런데 나는...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 봤니? 작은 손이라도 말이야. 그 손이 나중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그런데 나는... 저녁에 해가 지는 모습을 본 게 언제였지? 어느 방향으로 해가 지는지 알기는 하니? 언제까지나 해가 지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지?"

"그런데 나는... 내 손으로 짓는 한 때의 끼니를 언제까지 귀찮아할 거지? 이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데 말이야. 누군가는 더 이상 이어가고 싶어도 이어갈 수 없는데..."










어떤 말은 이렇게 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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