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단 거르고 보는 말투 유형 두 가지
평소 그녀 자신의 철학과도 배치된다. 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터라 죽고 싶단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속으로만 말한다. '맨날 죽고 싶다더니 말 뿐이었네.'
늘 불만이 가득한 여자랑 사는 남편은 오죽 답답할까? 불만이 속에 꽉 차 있으면 사소한 일로도 싸움이 나기 십상이다. 싸움을 자주 하면 사이가 나빠지니 불행하고, 불행한 여자는 늘 울상이다. 울상인 얼굴에서 톡톡 쏘는 말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비슷한 유형의 남자도 많다. 매사에 툴툴거리는 남자가 있다. 상해에서 사업을 할 때 일이다. 조선족 남자 직원 한 명이 유난히 그랬다. 직원이 별로 없을 땐 거친 조선족 말투 때문이려니 했다. 그런데 조선족 직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말투가 비교가 되었다.
그들의 억양이 한국인보다 거칠긴 해도 내용을 보면 확실히 다른 것이 보였다. 그 직원은 무슨 일을 시켜도 툴툴거렸다. 내가 중국법을 모를 거라 생각해서 악용까지 했다. 생각해보면 그 직원은 늘 불순했다. 다른 직원들은 일을 배우려고 열심히 하는 게 보이는데 말이다. 그 직원은 당장 한몫 챙겨서 어디로 튈 거 같은 인상을 주었다. 결국 회사 공금을 가지고 사고를 쳤고, 회사에서는 그 직원을 상대로 법원에 고소를 했다.
그 직원이 말하는 평소 말투에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네가 뭔데 감히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해? 중국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 줄 모르고 덤비는군."
평소 내가 자기 말투에 주눅이 들어서 일을 제대로 못 시키길 바랜 것이다. 그 직원은 야비했다. 한국에 있던 남편이 상해에 오면 그때만 친절한 말투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다 남편이 한국행 공항으로 출발하자마자 눈빛이 무섭게 돌변했다.
결국 회사를 나가라고 하자 노동법을 들먹이며 나를 협박까지 했다. 그 즉시 나는 곧바로 영사관에 달려가서 신고했다. 마침 휴가철이었다. 영사에선 북한에서 민간인이 탈북한 줄 알고 휴가 갔던 부영사가 다시 오는등 법석을 떨기도.
지금 생각하면 일찌감치 갈파하지 못한 나의 아둔함이 후회스럽다. 그 직원이 그토록 불손한 말투로 일관한 걸 참다니.
사람은 속에 있는 것이 말투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에게는 톡톡 쏘는 말투의 여자나 불손하게 툴툴거리는 말투의 남자는 '경계 대상 1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