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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Jul 30. 2024

한국영화 [시]

2024년 대한민국 영화 100선 중 7위 작품

201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詩)'는 2024년 한국영화 100선에서 7위를 차지하며 그 예술성과 깊이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영화 시(2010)_포스터

'시'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겪는 66세 할머니 미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자는 우연히 문화센터의 시 창작 강좌를 듣게 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손자가 친구들과 함께 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에 빠집니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고통,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인간의 노력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미자가 시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동시에 그녀가 직면한 현실의 잔인함과 대비되며 깊은 감동을 자아냅니다.


윤정희 배우의 열연은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그녀는 미자 역을 통해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미자의 내면 세계에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특히 윤정희 배우 본인이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후에 알려지면서, 이 영화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시'는 단순히 노년의 삶을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표현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미자가 쓴 마지막 시 '아네스의 노래'는 영화의 정점으로, 삶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낸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깊이 있는 시나리오는 이 영화를 한국 영화사의 걸작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는 표면적으로는 조용하고 잔잔한 영화이지만, 그 안에는 인생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2024년 한국영화 100선에서 7위를 차지한 것은 이 영화가 지닌 예술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는 개봉 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일상 속에서 시적 순간을 발견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또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시'는 단순한 영화를 넘어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며,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이창동 감독의 '시'는 영화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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