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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6. 2024

혀의 맛 지도: 오래된 과학 오류의 교훈

우리가 배운 '상식'을 다시 생각하다

우리는 학창 시절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그 중에는 평생 동안 '사실'로 믿고 살아가는 지식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이러한 '사실'들이 실제로는 오류였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혀의 맛 지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생물 수업에서 혀의 각 부위별로 다른 맛을 느낀다고 배웠을 것입니다. 혀의 앞쪽은 단맛, 뒤쪽은 쓴맛, 옆쪽은 신맛과 짠맛을 느낀다는 이 '맛 지도'는 오랫동안 교과서에 실려 있었고, 심지어 시험 문제로도 출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 실제로는 큰 오류라는 것을 아시나요?


현대 과학은 이 오래된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혀는 모든 부위에서 모든 맛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혀의 각 부위별로 맛의 민감도가 다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혀끝이 가장 민감하게 맛을 느끼며, 중심부로 갈수록 맛을 덜 민감하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류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요? 이는 1901년 독일의 심리학자 D.P. 핸닉의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의 연구 결과가 잘못 해석되어 퍼져나가면서, 결국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된 것입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잘못된 정보가 사실로 받아들여지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과학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의 지식도 이에 따라 업데이트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권위 있는 출처(예: 교과서)의 정보라도 항상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쉽게 퍼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오류의 발견은 과학 교육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사실'을 암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방법론과 비판적 사고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교육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검증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합니다.


혀의 맛 지도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또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의 지식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평생 학습자로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혀의 맛 지도에 관한 이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가지 생물학적 사실을 바로잡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 이해를 어떻게 검증하며, 새로운 사실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더욱 비판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며,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지식과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이해와 더 정확한 지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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