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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웃음: 2019년 한국영화의 새로운 물결

극한직업, 기생충, 엑시트가 보여준 한국 사회의 단면

by 김형범

2019년은 한국영화계에 특별한 해였습니다. 이 해에 개봉한 '극한직업', '기생충', '엑시트'라는 세 편의 영화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생존'과 '코미디'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먼저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위장 잠입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운영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예상치 못하게 치킨집이 대박이 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냈지만, 그 이면에는 힘든 현실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경찰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usx6eksAOUgWAnzvUZNwHyFeIV39SkORkCjBRTm4nh-bxFZ4pnY7x_arMjVDPV7i3s71_DuYVla0Zfr7CqfSZw copy.jpg 극한직업(2019)_포스터

'기생충'은 반지하에 사는 가족이 부유한 집안에 기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영화는 빈부격차와 계급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면서도,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충격을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다운로드 (3).jpg 기생충(2019)_포스터

'엑시트'는 도심에서 갑자기 발생한 유독가스 재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청년 실업 문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펼쳐지는 유쾌한 탈출극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tnGdLgy_Nst6ovpfoSK_DW97-lZ0govcY7cgkzVSDgHmSHZWumT65hpYJoh4Z27WcAUD8Mb5tSHuVCfEX0pDPw copy.jpg 엑시트(2019)_포스터

이 세 영화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지만, 사실 모두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존'이라는 키워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이 영화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심각한 주제를 코미디라는 장르와 결합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인들의 독특한 정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이 영화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존+코미디' 장르의 조합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현실의 고단함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위로와 카타르시스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영화들은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2021년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역시 극단적인 생존 게임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불평등과 생존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5rIzALAdaF2QDaYgzJSKkfsgWS9gTUlq-i9QnmGKRftr4ny_pUjZRy5_IA96zFL4MkJ4T2F8xVKSXY6HHVRaRw copy.jpg 오징어 게임(2021)_포스터

결국 이 영화들은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도,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한국 영화의 세계적 성공에도 큰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한국 영화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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