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신화는 고대 그리스 비극 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운명을 거스르려 했지만 오히려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죠.
오이디푸스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습니다. 이를 피하고자 어릴 적 집을 떠나지만, 모르는 사이 친아버지를 죽이고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 테베의 왕이 됩니다. 그리고 왕비와 결혼해 슬하에 자식을 두지만, 결국 왕비가 친어머니라는 끔찍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진실을 외면하려 했지만 결국 직면하게 되는 비극적 운명인 셈이죠.
이런 오이디푸스 신화의 모티프는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자주 발견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입니다.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는 15년간 감금된 후 풀려나 그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사랑한 여인이 바로 딸이었다는 충격적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악연으로 얽힌 덫에 걸려 비극을 맞는 것이죠.
올드보이(2003)
'마더'에서는 아들 도준을 위해서라면 죄도 마다하지 않는 모성애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아들의 살인 혐의를 부정하다가 아들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혜자는 목격자마저 살해하는 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마더(2009)
두 영화 모두 주인공들이 진실을 외면하려 하지만 결국 직면하게 되고,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 신화와 맥을 같이 합니다. 신들의 예언을 피할 수 없었던 오이디푸스처럼, 운명의 굴레에 갇힌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처럼 고전 속 인간의 보편적 모습은 시공간을 초월해 현대에도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며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화적 모티프를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영화들은 인간 내면에 있는 어두운 욕망과 실존적 고뇌를 직시하게 만듭니다. 고전은 현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현대는 고전을 새롭게 조명하는 창이 되어 우리에게 통찰을 선사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