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결말과 목소리: 서사의 깊이 있는 이해
H. 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 5장과 6장을 중심으로
이 글은 H. 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7부작 시리즈의 세 번째 글입니다. 이번에는 5장과 6장을 중심으로, 서사의 종결과 서술 방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읽거나 들을 때, 그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누구의 목소리로 전달되는지에 대해 자주 궁금해합니다.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또,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소리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5장과 6장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를 제공합니다.
5장은 서사의 종결에 초점을 맞춥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갈등'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를 '아곤'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서사의 핵심 요소입니다. 갈등은 이야기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독자의 관심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갈등이 해결되는 방식이 바로 종결입니다.
예를 들어, 추리소설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 로맨스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사랑을 이루는 순간, 모험 소설에서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등이 모두 갈등의 해결, 즉 종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종결은 독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이야기의 의미를 완성시킵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명확한 종결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는 '끝'과 '종결'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은 단순히 이야기가 멈추는 지점이지만, 종결은 갈등의 해결이나 의미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TV 시리즈나 연재 소설은 각 에피소드의 끝은 있지만, 전체 이야기의 종결은 나중에 이루어집니다.
종결은 또한 서스펜스와 놀라움이라는 두 가지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서스펜스는 종결의 지연으로 인한 긴장감을, 놀라움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인한 흥미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추리소설에서 범인의 정체를 끝까지 숨기는 것은 서스펜스를, 예상치 못한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것은 놀라움을 줍니다. 이 두 요소의 균형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6장은 서술, 즉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다룹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은 '서술자'입니다. 서술자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소리로,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서술자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독자의 해석에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이야기의 주제 그 자체가 되기도 합니다.
서술자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으로 '초점화'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누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전지적 시점의 서술자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특정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서술자는 그 인물이 알고 있는 것만을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이는 독자가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서술자의 '신뢰성'입니다. 때로는 서술자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에드가 앨런 포의 「텔테일 하트」의 서술자는 자신의 정신 상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를 더 비판적으로 읽게 만드는 효과를 줍니다.
마지막으로, '자유간접문체'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이는 서술자의 목소리와 등장인물의 생각이 섞이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 기법은 인물의 내면 세계를 더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처럼 이야기의 종결과 서술 방식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은 이야기의 의미와 효과에 깊이 관여하며, 우리가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 글에서는 서사의 구조와 인물 묘사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특히 이야기가 어떻게 구조화되는지, 그리고 인물들이 어떻게 묘사되고 발전되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의 구조를 더 명확히 이해하고, 인물들의 발전 과정을 더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