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해석과 그 방법들: 서사학의 심층 탐구
H. 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 7장과 8장을 중심으로
이 글은 H. 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7부작 시리즈의 네 번째 글입니다. 이번에는 7장과 8장을 중심으로, 서사의 해석 과정과 그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그 이야기들을 나름대로 해석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또한, 그 해석은 얼마나 타당할까요? 7장과 8장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를 제공합니다.
7장은 서사의 해석 과정에 대해 다룹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내포 저자'입니다. 이는 실제 작가와는 구별되는, 텍스트 속에 암시된 작가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내포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을 때, 우리는 단순히 동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풍자를 읽어내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포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때로는 서술자가 신뢰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내포 저자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보코프의 『롤리타』에서 서술자인 험버트 험버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독자들은 그의 서술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해석 과정에서 우리는 '덜 읽기'와 '더 읽기'를 동시에 합니다. '덜 읽기'는 텍스트의 일부 세부사항이나 요소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역사소설을 읽을 때 세부적인 역사적 배경을 무시하고 주요 인물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더 읽기'는 텍스트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정보나 의미를 추가하거나 추론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단편소설에서 등장인물의 과거나 동기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을 때, 독자가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 빈 공간을 채우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8장은 구체적인 해석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여기서는 세 가지 주요 해석 방법이 제시됩니다.
첫 번째는 '의도를 헤아리며 읽는 방법'입니다. 이는 내포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로, 작품의 통합성을 전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해석할 때 그의 시대적 배경과 그가 전달하고자 했을 메시지를 고려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징후적인 읽기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텍스트를 특정한 이론적 틀 안에 위치시켜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햄릿』을 해석하거나,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세 번째는 '적용하며 읽는 방법'입니다. 이는 해석의 범위를 넘어서 독자가 작품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 「로미오+줄리엣」이 이러한 적용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야기의 해석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 이상의 복잡한 과정입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양한 해석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서사의 매체 간 각색과 등장인물의 구성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특히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이야기가 옮겨갈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서사 속 인물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되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매체와 상호작용하며,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