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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어디까지 알고 있니?_5편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적 유산

by 김형범

서울 창신동에 위치한 백남준기념관, 일명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은 단순한 기념관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공간입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적 유산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자라난 곳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국 창신동이 그의 예술 세계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념관은 바로 그 부분을 조명하며, 그의 어린 시절과 예술적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장소로써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https://maps.app.goo.gl/YLEz5pbLVKKjyxQZ6

백남준기념관은 1937년부터 1950년까지 백남준이 성장했던 창신동 97번지 일대의 집터를 기반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은 백남준이 한국에서 보낸 시절을 상징하며, 그가 이 지역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의 어린 시절을 직접적으로 재현하지는 않았지만, 기념관은 그가 자란 집의 기억을 새롭게 해석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원이 아닌 재구성된 공간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며 백남준의 예술적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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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기념관이 백남준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기념관은 백남준의 예술적 뿌리와 영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백남준의 방'은 그가 어린 시절 어떤 환경 속에서 자랐고, 예술적 상상력을 키웠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백남준의 예술 세계는 단순한 미디어 아트에 머무르지 않고, 그의 어린 시절 경험과 자라난 환경이 어떻게 그의 예술적 영감을 형성했는지를 이 방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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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백남준기념관에는 다양한 오마주 작품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테크노 부처'는 백남준의 대표작 'TV 부처'에 대한 경의를 표한 작품으로, 현대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그의 철학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입니다. 원래 'TV 부처'는 부처가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TV 화면에서 바라보는 형식이었지만, '테크노 부처'에서는 디지털 필터를 이용해 부처의 상이 여러 개로 분산되어 보이도록 설정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디지털 시대의 다층적이고 복잡한 정보 흐름을 상징하며, 백남준이 현대 기술을 예술의 매개체로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단순히 백남준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의 철학과 사상을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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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은 백남준의 예술적 여정을 따라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남준 이야기', '백남준 버츄얼뮤지엄', '백남준의 방', '백남준에의 경의'와 같은 프로그램은 각각의 특색을 지니며, 백남준의 삶과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합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전시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그의 예술적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다양한 매체와 관점을 활용하여 백남준의 유산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갑니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기념관이 단순한 기억의 장소가 아니라, 그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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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념관에는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백남준 카페'가 있어, 방문객들에게 예술적 사유를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 카페는 단순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장소가 아닙니다. 카페 내부에는 백남준과 관련된 다양한 서적과 자료들이 비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보다 깊이 탐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카페가 백남준의 예술과 일상 생활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백남준은 언제나 일상적인 사물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했습니다. 백남준 카페는 그 철학을 반영하여 예술적 여정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처럼 백남준기념관은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백남준의 예술적 유산을 살아 숨쉬게 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그의 어린 시절을 기념하는 동시에, 그의 예술적 사유와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세대에게 전합니다. 또한, 공간 구성과 다양한 프로그램, 그리고 백남준 카페와 같은 요소들이 모두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독특하고도 풍부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은 그를 기념하는 동시에 그의 예술적 비전을 현재와 미래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백남준기념관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해야 할 장소라고 확신합니다. 창신동의 지역적 특성과 백남준의 삶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그의 예술을 계속해서 현대 속에서 재해석하는 중요한 예술적 터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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