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변형의 자연스러움
언어는 그 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이 다른 나라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로 변형되어 쓰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것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음식을 재해석해 표현하는 방식을 보며 이런 언어적 변형의 재미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가 일본에서는 단순히 배추로 만든 발효 음식이 아닌, 해산물을 이용한 김치로 변형되어 등장하기도 합니다. 삼겹살이라는 단어도 '겹살'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오겹살이나 닭겹살, 참치겹살 같은 변형된 음식 명칭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용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은, 한 나라의 고유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일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언어를 변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가 파파이스 매장에 갔을 때 이런 경험을 직접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닭이 주력 메뉴인 파파이스에서 '샌드위치'라는 이름으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샌드위치라고 부르기엔 '버거'라는 표현이 더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원래 버거는 소고기를 넣은 샌드위치에서 유래된 단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치킨이 들어간 음식도 자연스럽게 '치킨버거'라고 부르며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치킨을 넣은 샌드위치가 엄밀히 말하면 버거가 아닌데도 우리는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일본에서 한식의 용어가 변형되어 사용되는 현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일본에서 김치가 해산물 김치로 변형되거나, 삼겹살이 겹살의 형태로 확장되는 것처럼, 우리도 문화적 변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나라의 고유한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고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결국, 언어는 그 사회와 함께 변화하고 발전하는 유기적인 존재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언어의 변형과 확장은 그 자체로 특별한 현상이라기보다는 매우 보편적인 문화적 흐름입니다. 일본에서 한식의 용어가 다르게 사용된다는 것이 단순히 그들의 문화적 필요를 반영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우리도 파파이스에서 '치킨버거'라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온 것입니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서로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일입니다.
종합해 보면, 일본에서 한식의 용어가 변형되어 사용되는 방식은 그 나라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일본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입니다. 이렇게 언어가 재해석되고 확장되는 것은 오히려 그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