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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과 개구리, 본능의 딜레마

본능과 이성, 우리는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by 김형범

옛날에 전갈과 개구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전갈은 강을 건너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자신 혼자서는 도저히 강을 건널 수 없었습니다. 강둑에서 우연히 개구리를 발견한 전갈은 다가가 도움을 청했습니다. "개구리야, 나를 등에 태우고 강을 건너게 해줄 수 있겠니?" 개구리는 처음에 의심스러운 눈길로 전갈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네가 나를 찌르면 나는 죽게 될 텐데, 왜 너를 태워야 하지?" 그러자 전갈은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럴 리 없지. 내가 너를 찌른다면 너와 함께 나도 물에 빠져 죽을 테니 말이야. 안심하고 날 태워줘."


전갈의 말을 듣고 개구리는 그럴듯한 논리에 안심하며 전갈을 등에 태웠습니다. 둘은 강을 건너기 시작했고, 중간쯤 왔을 때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전갈이 개구리의 등을 찌르고 말았습니다. 독침에 찔린 개구리는 몸이 점점 마비되며 물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죽어가던 개구리는 전갈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랬니? 그럼 우리 둘 다 죽잖아!" 전갈은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전갈이야. 그게 내 본성이거든."


이 짧은 우화는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갈은 자신의 본성을 부정할 수 없었고, 결국 그것이 자신과 개구리 모두를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개구리는 신뢰를 선택했지만, 상대방의 본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떠오릅니다. 전갈이 나쁜 걸까요? 아니면 개구리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요? 아니면 둘 다 필연적인 결과를 맞이했을 뿐일까요? 본능이라는 것은 과연 억제해야만 하는 걸까요, 아니면 본능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요?


전갈의 이야기는 본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본능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즉각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지만, 그것이 통제되지 않을 때 우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만약 전갈의 본능이 타인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돕는 것이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갈이 자신의 본성을 통제하지 못했고,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습니다.


본능이 좋은 사람에게는 본능대로 사는 삶이 어쩌면 행복의 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며, 때로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질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능을 조화롭게 다룰 방법은 무엇일까요?


본능을 부정하거나 억제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우리 내면에서 더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갈이 자신의 본성을 개구리에게 고백했듯이, 첫걸음은 본능을 인정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인정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본능과 이성을 결합해 조화롭게 다루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본능이 주는 충동과 욕구를 이성의 힘으로 다듬고, 그 방향을 우리가 원하는 삶으로 정렬시키는 것입니다.


결국 본능과 이성은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전갈이 본능을 다스릴 수 있었다면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겠지만, 그것은 본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본능을 조화롭게 다룰 때 비로소 자신도 해치지 않고 타인도 상처 입히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화는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전갈처럼 본능에 휘둘릴 것인가요, 아니면 본능과 이성을 결합해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인가요? 삶은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줄 정리

1. 전갈과 개구리의 우화는 본능이 통제되지 않을 때의 위험을 보여준다.

2. 본능을 억압하지 않고 인정하며 이성과 결합하는 것이 조화로운 삶의 열쇠다.

3. 본능과 이성의 균형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선택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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