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롱고스, 무지개의 나라인가?
몽골 제국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고려, 그리고 ‘솔롱고스’의 여러가지 뜻
몽골어에서 ‘한국’은 ‘솔롱고스(Solongos)’라고 부릅니다. 실제 발음은 ‘설렁거스’에 가깝습니다. 이 단어는 ‘무지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몽골에서 한국을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나라’라고 부른다는 해석이 종종 나옵니다. 이런 뜻풀이를 몽골 사람들에게 직접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솔롱고스'가 '무지개의 나라'라는 뜻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몽골어에서 '솔롱고'는 '무지개'를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을 가리키는 이 단어가 아름다운 이미지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와 풍경이 무지개처럼 화려하고 조화롭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무지개와 관련된 가설 중에는 고려인들이 몽골에서 자신들의 고향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몽골에 고려촌을 형성한 고려인들이 남쪽 하늘에 무지개가 떠오를 때마다 후손들에게 고향을 기억하라고 하며 스스로를 ‘솔롱고스’라 불렀다는 것입니다. 또한 고려의 색동저고리가 무지개처럼 화려하여, 몽골 사람들이 고려를 ‘솔롱고스’라 부르게 되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처럼 ‘솔롱고스’라는 명칭이 무지개와 연결된 것은 고려가 몽골에 남긴 이미지가 ‘아름다움’이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솔롱고스'의 어원에 대해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단어가 단순히 '무지개의 나라'라는 뜻이 아니라, 역사적인 이유로 붙여진 명칭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몽골 제국이 전성기를 맞이할 당시, 주변 부족들과 나라들은 몽골과 전쟁을 벌였습니다. 결국 많은 부족들이 패망했고, 몽골 사람들은 자신들과 구별되는 외부 민족을 특정한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솔롱고스'였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솔롱고스'가 원래 '오랑캐'를 뜻하는 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몽골인들이 자신들과 다르게 생기고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그렇게 불렀다는 것입니다. 당시 고려도 몽골의 침략을 받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몽골이 다른 부족들과 구별하여 고려인을 '솔롱고스'라고 부르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한 어원설도 있습니다. 몽골의 고비 지역과 백두산에는 ‘설렁거’라는 담비가 서식했는데, 이 동물이 고려에서도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고려를 가리킬 때 복수형을 붙여 ‘솔롱고스’라고 불렀다는 설입니다. 이는 우리가 러시아를 ‘불곰국’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흥미롭게도 무지개와 담비의 몽골어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몽골인들이 이 단어를 중의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해석이 맞다면, '솔롱고스'는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들과 관련된 이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려는 한때 몽골의 지배를 받았지만 끝까지 독립적인 정체성을 유지한 나라였습니다. 몽골이 다른 부족들은 정복하고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고려는 살아남아 오늘날 한국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몽골이 여전히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몽골에서 '솔롱고스'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 없이 단순히 '한국'을 뜻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오늘날 몽골과 한국은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두 나라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몽골인들에게 '솔롱고스'는 이제 단순히 한국을 가리키는 친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솔롱고스'라는 명칭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몽골과 한국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언어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며, 어떤 단어가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쓰인다는 것은 그만큼 깊은 의미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솔롱고스'라는 단어를 통해 몽골과 고려, 그리고 현대 한국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명칭의 기원과 의미에 대한 연구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나라와 민족이 어떻게 변화하고 교류해 왔는지를 더욱 깊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