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권력의 악순환과 선택: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미키 17』은 단순한 생존과 대립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미키 17이 꿈속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악몽이 아니라, 권력의 순환 구조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권력이 사라졌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다시금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그것이 어떻게 행사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이 에세이에서는 『미키 17』이 던지는 권력의 속성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선택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영화가 제시하는 권력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방법과 우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겠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미키 17이 꾸는 꿈속에는 사라진 줄 알았던 일파가 등장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불안이 아니라, 권력이 한 번 사라진다고 해서 완전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현실에서도 수많은 권력자들이 무너진 후, 새로운 권력이 비슷한 방식으로 등장하고 통치의 방식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권력은 본질적으로 공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한 권력이 몰락하면, 새로운 세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또 다른 지배 구조가 형성됩니다. 문제는 그것이 단순한 반복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변화로 이어질 것인가입니다. 『미키 17』은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권력은 단순히 억압과 통제의 도구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때로 그것은 사회를 유지하고 질서를 잡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사될 때 발생합니다.
영화 속에서 커네스 마샬이 보여준 모습은 권력자가 어떻게 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직접적으로 통치를 하지 않지만, 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배후에서 정책을 조정합니다. 이는 권력의 핵심적인 속성을 드러냅니다. 권력은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도 작용하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반대로 억압적인 구조를 지속시킬 수도 있습니다.
미키 17이 결국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크리퍼와의 협력을 이끌어낸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영화는 단순한 해피엔딩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키 17이 새로운 권력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과거의 지배자가 사라졌다고 해도, 그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우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까요? 단순히 새로운 권력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영화 속 미키 17이 크리퍼와의 대화를 시도하며 기존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려 했던 것처럼, 권력의 본질을 재구성하고 그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키 17』이 던지는 궁극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후회를 반복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선택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가? 미키 17은 후회를 통해 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성장이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서 소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의 방식 또한 변화해야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SF 영화가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과 권력의 속성을 철저히 탐구하는 작품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불안함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질문 앞에 서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