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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우주에 가다

한국의 매운맛이 지구를 떠난 이유

by 김형범

한때 우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 피자와 아이스크림이라는 사실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제 우주에서는 피자를 먹을 때 꼭 함께하는 새로운 필수품이 생겼습니다. 바로 한국의 고추장입니다. 피자에 고추장이라니, 지구에서라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들은 밥과 고기, 심지어 피자까지 고추장과 함께 먹고 있습니다.


우주라는 환경은 지구와 달리 중력이 거의 없어서 우리 몸이 익숙했던 감각들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특히 맛을 느끼는 감각이 크게 둔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밋밋하고 싱겁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주인들은 향신료나 강한 맛을 지닌 음식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때 등장한 것이 한국의 고추장입니다.


고추장은 특유의 강한 매운맛과 깊은 풍미 덕분에 우주비행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발효식품 특성상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는 점이 우주 식량으로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죠. 실제로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씨가 2008년 우주로 떠날 때, 고추장을 공식 우주식량으로 지참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후 고추장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고, 결국 나사는 한국 고추장을 정식 우주식량 목록에 등재하게 되었습니다. 고추장의 성공 이후 '우주 신라면', '우주 전주비빔밥', '우주 불고기' 등 다양한 한국 음식들이 추가로 등재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음식 하나가 아니라 한국의 맛과 문화가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한국의 매운맛은 단순히 하나의 음식문화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추장의 성공적인 우주 진출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넘어 더 넓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엔 또 어떤 한국 음식이 우주의 식탁 위에 오르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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