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다 단단한 생선, 가쓰오부시
세상에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음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지닌 독특한 식재료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일본의 식재료, 가쓰오부시입니다. 가쓰오부시는 가다랑어라는 생선을 삶은 뒤 수년간 반복적으로 훈제와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드는 식품으로, 완성된 모습이 흡사 단단한 나무토막이나 돌덩이 같아 보입니다. 얼마나 딱딱한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부수거나 깨뜨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며,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음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을 만큼 그 단단함이 놀라운 수준입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수치로 표현하면 모스 경도로 7~8 수준으로, 대리석의 경도가 3~5, 화강암이 6~7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얼마나 딱딱한 음식인지 감이 올 것입니다.
이처럼 돌보다 단단한 가쓰오부시를 과연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얇게 깎는 기술’에 있습니다. 가쓰오부시는 전용 도구인 케즈리키라는 대패를 사용해 나무를 얇게 깎듯이 종잇장만큼 얇게 썰어냅니다. 이렇게 깎인 가쓰오부시는 우리가 흔히 음식 위에서 팔랑거리며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얇고 부드러운 포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렇게 얇아진 가쓰오부시 포는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금방 사르르 녹아내리게 됩니다. 방금 전까지 단단한 돌처럼 보이던 것이 혀 위에서 부드럽게 사라지는 이 현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줍니다.
단단한 물체가 얇게 썰리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녹아내릴 수 있을지 궁금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식품이 가진 성질 때문입니다. 아무리 딱딱한 음식이라도 두께가 극단적으로 얇아지면 그만큼 수분과 열에 빠르게 반응하며 풀어지기 쉬워집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차돌박이를 들 수 있습니다. 차돌박이는 원래 매우 질긴 부위이지만,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내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가쓰오부시 역시 같은 원리로 얇게 썰어서 음식 위에 올려 먹는 방식으로 그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의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가쓰오부시는 이렇게 얇은 포 형태로 일본의 타코야키나 오코노미야키 위에 주로 뿌려져 음식의 감칠맛과 깊은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얇은 포 형태로만 접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쓰오부시가 본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실제로 가쓰오부시가 대패질되기 전의 단단한 통나무 같은 모습을 처음 본다면 우리가 평소 먹던 그 부드러운 음식과 동일한 것인지 쉽게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러한 가쓰오부시의 독특한 특징과 흥미로운 변신 과정은 음식을 단순히 맛이나 영양이라는 관점에서 넘어 하나의 흥미로운 문화적 예술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극과 극의 성질이 가쓰오부시라는 하나의 음식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